책보다 빵 사는 데 돈 더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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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독서 인구가 줄면서 책 사는 데 쓰는 돈이 줄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가구는 책보다 빵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2인 이상)가 책 구입에 쓴 돈은 월 2만570원이다.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2003년 월 2만6346원이던 서적 지출 비용은 이후 크게 떨어져 2만1000원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해 도서 평균 정가가 1만3010원임을 감안하면 한 가구가 두 달에 책 3권 정도 산 셈이다. 참고서·교재 등 학습용 책까지 포함한 수치다.

 그나마 책을 주로 사는 건 자녀가 있는 집으로 나타났다. 미혼 자녀를 하나 둔 가구는 월 1만7877원, 둘 이상인 집은 월 3만2423원을 서적 구입비로 썼다. 자녀가 없는 경우엔 책 구입에 겨우 월 3791원 쓰는 데 그쳤다. 책 사는 돈이 줄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빵 또는 떡 구입비(월 2만979원)에 추월당했다. 신발 구입비(월 2만2784원)가 서적 구입비를 웃돈 것 역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책값 지출이 감소한 건 독서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2004년 76%에서 지난해 66.8%로 떨어졌다. 인터넷·게임 등 다른 여가 거리가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가계가 어려워지면 문화비, 그중에서도 책값을 가장 먼저 줄이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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