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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프로야구 결산 ②뜨거웠던 개인 타이틀 경쟁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새천년 첫시즌의 개인 타이틀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했고 주요 부문 타이틀 보유자들도 대폭 물갈이 됐다.

홈런왕은 시즌 종료 하루 전에 주인공이 가려졌고 타격왕은 마지막 날까지 소수점 이하 다섯자리를 따져야 했을 정도로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한시즌 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현대는 다승왕 부문에서 프로야구 19년 사상 처음 3명의 공동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개인타이틀을 휩쓸었고 타격에서 강세를 보였던 용병 타자들이 예상밖으로 부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다안타와 득점, 도루, 구원 등 4개 부문을 제외한 13개 부문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타이틀을 차지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문은 역시 홈런이었다.

이승엽(삼성)과 우즈(두산)의 양대 체제에 퀸란, 박경완(이상 현대), 송지만(한화) 등 새 얼굴들이 가세, 시즌 종료 하루전까지도 홈런 왕좌는 안갯속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박경완이 올림픽 휴식기 이후 5방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시즌 40홈런으로 대역전에 성공, 98년 홈런왕 우즈와 지난 해 챔피언 이승엽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홈런 2위는 마지막 날까지 대포를 쏘아올린 우즈(39홈런)였고 퀸란(37홈런, 현대)은 3위, 지난 해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이승엽은 36홈런으로 4위에 그쳤다.

타점에서는 `클러치 히터' 박재홍(현대)이 115타점으로 우즈(111점)를 4점차로 누르고 96년 이후 4년만에 타이틀을 탈환했다.

최다 안타 타이틀도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

지난 시즌 타이틀 보유자였던 이병규(LG)는 서울 라이벌 두산의 장원진과 나란히 170안타를 기록, 공동 1위가 됐다.

대도 경쟁에서는 47번이나 베이스를 훔친 정수근이 2위 박재홍과 타바레스(이상30도루)를 무려 17개차 앞서며 98년과 99년에 이은 3연패에 성공, 뛰어난 센스와 빠른 발을 자랑했다.

장타율에서는 송지만이 올림픽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0.622로 새로운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

다승에서는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이상 18승)이 마지막 등판에서 순위를 가릴 기회를 가졌으나 정민태만 승수추가에 성공, 3명이 공동 1위가 됐다.

방어율 타이틀은 `시드니의 영웅' 구대성(한화)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올시즌 주로 마무리로 활약했던 구대성은 12일 삼성과의 연속경기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33⅓이닝동안 방어율 2.77을 기록, 규정이닝(133이닝)을 간신히 채우고 해리거(3.12, LG)를 눌렀다.

`닥터 K'의 영광은 지난 시즌 탈삼진왕 김수경(172개)을 2개차로 누른 임선동(174개)에게 돌아갔다.

구원왕은 지난 시즌 1위 진필중이 47세이브포인트를 기록,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위재영(42SP, 현대)을 제치고 2연패에 성공했다.

승률에서는 `회장님' 송진우(한화)가 0.867로 1위를 해 또 하나의 감투를 썼다. 올 시즌 처음 만들어진 홀드에서는 조웅천(현대)이 16홀드로 첫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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