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과감한 투자이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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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삼성은 그 동안 창단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절대명제아래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작년 시즌부터는 프로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8년 양준혁,임창용의 맞트레이드

- 프로야구 트레이드 역사상 최대의 트레이드로 평가받는 트레이드로서 당시 삼성은 마무리 투수 부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간판타자 양준혁을 내주고 해태로부터 임창용을 데려오는 초강수를 던졌다. 당시 양준혁은 한 때 은퇴를 고려했을만큼 트레이드에 상당히 반발하였다.

- 트레이드 그 후

임창용은 삼성으로 이적한후 자사 모델인 '애니콜'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때를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삼성의 소방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혹사로 인해 구위는 해태에 있을때보단 위력적이지가 못하다.

2. 김기태,김현욱의 현금 트레이드

- 97년 IMF 사태 여파로 인해 쌍방울 구단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98년 시즌을 앞두고 현대는 15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돈을 들이며 쌍방울 투타의 주축선수인 박경완과 조규제를 영입한다. 이들은 현대 전력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현대가 창단이후 첫 우승을 차지하는데 공헌한다.

이에 자극을 받은 삼성은 여전히 구단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방울 구단에 20억원의 거금을 지원(?)하며 김기태와 김현욱을 영입한다. 김기태는 양준혁의 트레이드로 인한 좌타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현욱은 부실한 마운드의 허리보강차원에서 영입된 것이다.

- 트레이드 그 후

이들의 영입성과는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 김기태의 경우 포지션이 1루수 이승엽과 겹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외야수로 전업하였다. 이는 아직까지도 앞뒤가리지 않고 단행한 트레이드라는 비판을 낳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김기태는 주장으로서 팀내 맏형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으며 필요할 때 터뜨려주는 해결사 노릇을 해내고 있다. 김현욱은 분명 쌍방울 시절보다는 활약이 못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투수력이 너무나도 부실한 삼성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금구실을 나름대로 해내고 있다.

3. 포수 진갑용의 영입

- 99시즌 도중 삼성은 포수부재 해결을 위해 트레이드 마감 시한 날 투수 이상훈과 현금 5억원을 내주고 두산으로부터 진갑용을 영입하였다.

- 트레이드 그 후

삼성에서 단행한 트레이드중 몇 안되는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두산에 있을때만 해도 신인 홍성흔에 밀려 주전마스크를 쓸 기회가 없었던 진갑용은 삼성에 오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차며 영리한 투수리드로 활약을 보인다. 올시즌에는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중이다.

4. 사령탑 교체파동

- 9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후 삼성은 2년 연속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서정환 감독을 과감히 경질한다. 후임 사령탑으로 해태의 김응용 감독을 낙점하고 계약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해태구단의 집요한 설득으로 인해 김응용 감독은 1년만 더 해태를 맡기로 결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된다. 삼성은 결국 김용희 수석코치를 내부 승격시킨다.

하지만 이것이 못 미더웠는지 투수코치에 계형철, 배터리 코치에 조범현, 2군 감독에 김성근든 이른바 '감독급 코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화려한 코치진용을 갖춘다.

- 사령탑 교체파동 이후

올 시즌 현재 삼성의 성적은 68승 5무 55패로 드림리그 3위. 99시즌 73승 3무 57패로 매직리그 1위를 차지했을때 보다 성적이 못하다. 물론 현대,두산과 같은리그에 편성된 탓도 있지만 기대치에는 분명히 못 미치고 있다. 또한 초반 8연승을 달리다 9연패 다시 13연승을 기록하는등 팀의 성적의 기복이 너무 심한편이다.

삼성이 투수력 강화에 한몫해줄거라 믿고 계형철 코치를 영입했지만, 투수력 면에서도 별반 나아진게 없다. 외형상 10승투수는 김진웅(14승) 노장진(11승) 김상진(10승)등 세명을 거느리고 있지만 김진웅을 제외하곤 작년보다 나아진 구위를 선보이고 있는 투수가 없는실정.

5. FA 선수의 대거 영입

- 99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 선수시장에 나온 선수중에서 대어급이었던 김동수와 이강철은 각각 8억원에 삼성으로 옷을 바꿔입었다. 특히 삼성은 라이벌 구단 현대와의 영입경쟁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쾌재를 불렀다.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삼성은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게 되었다.

- 영입이후

일단 '16억짜리 배터리'인 이들이 삼성으로 이적한 후 합작해서 거둔 승수는 전혀없다. '15승투수'에 버금간다고 평가받았던 안방마님 김동수는 시즌초만 해도 노련한 투수리드로 삼성의 상승세에 기여했으나 극심한 타격부진과 중반이후에는 부상으로 아예 주전자리를 진갑용에게 내주고 만다.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해줄거라 믿었던 이강철 역시 무릎수술로 인한 1년공백의 후유증에서 아직 못 벗어나고 있다. 1승 4패의 초라한 성적만 거두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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