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수원 명암가른 2000년 용병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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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구단 용병들의 부침이 프로축구 정규리그 팀순위를 1년만에 뒤집었다.

99년 프로축구 정규리그 9, 10위 구단인 안양 LG와 성남 일화의 올시즌 `수직상승'과 지난해 전관왕 수원과 4위 전남의 `추락'은 용병농사의 성패와 절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안양은 올초 유고올림픽대표출신의 공격수 드라간과 브라질 프로팀출신의 안드레를 이적료 각각 120만달러와 50만달러를 주고 2년계약으로 영입해 큰 수확을 거뒀다.

드라간은 비록 7월초 무릎부상을 입고 중도하차, 챔피언결정전에서나 출전할 수 있게 됐지만 초반 최용수, 정광민과 함께 공격삼각편대를 이뤄 안양의 3-4-3전술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또 안드레는 플레이메이커 부재라는 안양 LG의 고민을 깨끗이 씻으며 어시스트 9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가 하면 7월말 합류한 체코용병 쿠벡도 지난달 30일 수원전에서 챔피언결정전직행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9경기 5골의 고감도 득점력을 자랑했다.

K-리그 개막을 앞둔 5월 초 8개월간 임대료 15만달러에 브라질 1부리그 출신 죠이를 긴급영입한 성남도 짭짤한 재미를 본 케이스.

7골을 기록중인 죠이는 탁월한 유연성에 바탕한 개인기와 헤딩력으로 성남의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해 박남열, 신태용, 이상윤 등 노장트리오와 호흡을 잘맞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지난해 특급용병 3인방(샤샤, 비탈리, 데니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전관왕을 차지했던 수원은 올시즌 용병농사의 실패로 준플레이오프진출이 가물가물해질만큼 추락했다.

믿었던 샤샤, 비탈리가 팀분위기 저해, 체력저하 등을 이유로 방출된데다 60만달러의 이적료를 주고 루마니아에서 영입한 테크니션 루츠도 2골 3도움으로 기대이하의 활약을 보이다 지난달 말부터 다리근육통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막판 데니스가 제 기량을 회복하고 수혈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산드로와 유고출신 수비수 졸리가 공수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지만 초반의 실패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정규리그 득점 4위(12골)에 올랐던 세자르의 올시즌 부진도 전남 드래곤즈가 지난 시즌 4위에서 7위로 떨어진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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