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기부보다 더 큰 가치 만드는 사회적 기업 지원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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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희망자전거를 조립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 선호 같은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착한 경영’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착한 경영’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 잠재 소비자군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SK그룹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보고 있다.

SK그룹은 업계에서 사회적 기업의 전도사로 꼽힌다.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 최태원 회장은 평소 “단순 기부 등 전통적 사회공헌 활동은 투입비용 대비 3배 정도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그치지만 사회적 기업은 수십배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강조한다. 투자와 고용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 모델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 회장의 이런 생각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SK는 사회적 기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사회적 기업 지원 웹사이트 ‘세상’을 만들었다. ‘세상’은 사회적 기업가들이나 사회적 기업에 관심 있는 일반인·정부·연구기관·NGO의 아이디어를 모아 기업 탄생을 지원하고 있다.

그룹 내 임직원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2008년 11월 결성된 전문가 봉사집단 ‘SK프로보노’가 대표적이다. SK프로보노는 사회적 기업의 경영전략과 마케팅 홍보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컨설팅 서비스를 해준다. 프로보노란 명칭도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라는 라틴어에서 따왔다. 지난해의 경우 17개 관계사 28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사회적 기업과 단체 80여 곳에 컨설팅 서비스를 했다.

SK는 사회적 기업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를 열어 168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SK그룹이 직접 설립하고 지원한 사회적 기업은 73개에 달한다. 저소득층 아동 교육을 돕는 ‘행복한 학교’는 방과 후 학교 수업을 위탁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SK의 경영 노하우와 교육청의 지원이 결합된 민관 협력 모델로 꼽힌다. SK그룹 관계자는 “교육격차 해소, 사교육비 부담 완화, 방과 후 강사 일자리 창출의 일석삼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행복 도시락’ 사업도 우수 사례로 꼽힌다. 2008년부터 행복도시락을 제공받은 청소년은 6000여 명으로 전달된 도시락만 21만여 개에 달한다. 이 사업은 구직난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을 조리원과 배달원으로 고용해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

저소득층 여성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시간제 보육시설을 만들었다. YMCA와 함께 문을 연 보육시설 ‘아가야’는 기업 연계형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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