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두 번 경기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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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0년 시즌 때 두 차례 경기조작이 있었다”는 브로커 강모(29·구속)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21일 브로커 강씨가 LG트윈스 소속 박현준(26)·김성현(23) 선수의 경기조작 가담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2010년 시즌 때 박 선수 등에게 첫 회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한 진술이 사실인지 추궁하고 있다. 또 “당시 5∼6차례 경기조작 시도가 있었으나 두 차례만 성공했다”는 추가 진술도 확보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씨 등 조작 가담 브로커의 통화기록 조회와 계좌추적을 통해 두 선수가 경기조작에 가담하고 사례금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주말께 박 선수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LG트윈스 관계자는 “검찰에서 소환한다면 응할 방침이며 결코 경기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게 두 선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강씨가 한 유명 개그맨 명의의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수천만원대의 돈 거래를 한 사실을 포착했다. 검찰은 강씨가 이 돈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교육과학기술부·경찰청 등 6개 관련 부처와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체육단체 합동회의를 열고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 조성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경기조작 관련 선수와 지도자는 영구 제명하거나 자격을 정지하고, 관련 구단엔 지원금을 축소하거나 리그에서 퇴출시키는 무관용(無寬容)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경기감독관은 조작 징후가 있을 경우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 프로스포츠 공정센터를 운영해 모든 경기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위성욱 기자,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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