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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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들어 처음 맞이하는 주말, 오는 6일에는 하반기 최대의 영화잔치 부산영화제가 그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마음까지 들뜨게 하는 청명한 가을 하늘과 부산영화젤 생각하면 마음은 벌써 부산에 있지만 이리저리 매인 몸과 맘으로 현실은 여의치가 않다. 그냥 서울을 지킬 수 밖에.

이번주 극장가엔 세 편의 화제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만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전형적 일본 코미디〈포스트맨 블루스〉와 뤽베송의 데뷔작〈마지막 전투〉, 그리고 에디 머피의 원맨쇼가 돋보이는〈너티 프로페서2〉.

〈포스트맨 블루스〉는 '동경의 타란티노'로 불리는 일본 포스트 뉴웨이브의 선두주자 사부가 만든 '달리기 테마'의 완성작이다.

만화적 감수성으로 무장한 신세대 일본감독답게 사부 감독은 평범한 드라마로 시작해 코미디와 액션,멜로로 온갖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풍부한 아이디어, 독특한 시각으로 무료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우회적으로 담아내는 재능이 탁월하다.

감색 유니폼에 빨간 머플러를 휘날리며 항상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무덤덤한 우편배달부 사와키, 평생 가슴 뛰는 흥분을 느끼며 살기 위해 야쿠자가 된 노구치, 세계 킬러 선발대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킬러 같지 않은 킬러 등 풍부한 아이디어에서 끌어져 나온 만화적 캐릭터들이 자전거로 벌이는 추격전의 한바탕 해프닝은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꽤나 역동적이다.

지금은 세계적 거장이 된 뤽베송. 83년도에 만들어진 그의 데뷔작〈마지막 전투〉가 뒤늦게 국내에 소개된다. 스물넷 청년시절 50만프랑으로 만든 저예산 독립영화〈마지막 전투〉가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직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은 젊은 시절 뤽베송이 가졌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실험정신이 그대로 배어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장르는 핵전쟁 이후의 인류의 삶을 그린 SF. 언어를 잃어버린 마지막 인류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는데 대사 없이 흑백화면으로 표현해 낸 황량한 미래의 모습은 마치 무성영화와도 같은 느낌으로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뤽 베송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발랄한 유머가 할리우드 SF영화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모든 작품에서 함께 작업해 온 에릭 세라의 음악이 역시 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고 뤽베송의 페르소나라 할만한 장 르노 역시 이 영화에 출연하는데 당시에는 무명배우였다고.

모든 것을 다 잊고 한바탕 웃고 싶은 분들에게는〈너티 프로페서2〉를 권한다. 1인 8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에디머피의 영화〈너티 프로페서2〉는 슬랩스틱에서 화장실 유머까지 코미디의 극한을 보여준다. 완벽한 분장과 현란한 특수효과로 모르고 본다면 모든 캐릭터를 연기하는게 에디머피 한 명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 마이클 잭슨의 동생이자 유명한 팝 가수 인 자넷 잭슨이 상대역인 데니스로 출연했다.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부산을 다녀올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상영스케줄과 상영관 정보를 참조하시길.

☞개봉영화 스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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