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수하지만 탄탄한 부천 미드필드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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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대한화재컵에서 우승하고도 정규리그에서 악재속에 힘겨운 중위권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부천 SK에게 그래도 믿을 구석은 역시 미드필드진뿐이었다.

부천은 4일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고비가 되는 2000년 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미드필드진 덕분에 귀중한 1승을 일궈냈다.

곽경근,이성재가 이끄는 최전방은 타구단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데다 해결사 이원식이 일찌감치 무릎부상으로 중도탈락했고 수비의 핵인 강철, 이임생마저 아시안컵대표로 차출된 부천이 의지할 것은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미드필드진 뿐.

이날도 전반 26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이을용과 김기동, 샤리, 윤정춘이 버티는 부천의 미드필드진은 특유의 짧은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고 빠른 수비가담으로 강철, 이임생의 수비공백까지 훌륭하게 메워냈다.

니폼니시 전감독이 심고 조윤환감독이 계승한 부천 특유의 기술축구는 미드필더간의 정교한 패스웍이 그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을용, 김기동, 윤정춘 3인방은 니폼니시감독의 지도아래 3년전부터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실수없는 성실한 플레이로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윤정환과 함께 타팀들이 따라올 수 없는 탄탄한 미드필드진용을 구축했다.

이때문에 부천은 뛰어난 스타플레이어가 없이도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고 팬들에게도 항상 아기자기한 축구의 묘미를 선사해왔다.

올시즌부터 윤정환의 일본진출로 생긴 플레이메이커의 공백을 용병 샤리와 포항에서 이적해온 전경준이 훌륭하게 메워주면서 부천의 미드필드진은 올시즌에도 그 위용을 잃지 않았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4골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방위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경준의 존재는 부천이 악재속에서도 준플레이오프진출에 희망을 걸게하는 힘이되고 있다.

아직 기술축구가 뿌리내리지 않은 한국축구의 현실에서 화려하지 않은 부천 미드필드진의 선전은 단연 돋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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