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2주기 앞 … 한·미, 잠수함 잡는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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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사건 발생 2주년(3월 26일)을 한 달여 앞두고 한·미 해군이 20일부터 서해에서 대규모 대(對) 잠수함 훈련을 실시한다. 한국과 미국의 복수의 군 당국자는 15일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동안 서해 군산 앞 해상에서 한국과 미국 해군이 연합으로 대잠 훈련을 실시한다”며 “7000t급 이상의 이지스함 수척을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양국이 서해상에서 대잠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2010년 9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서해에서 잠수함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판명됐다”며 “한·미 양국의 대잠수함 전술과 작전능력을 향상시키고 각종 대응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훈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과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잠수함 등 함정 20여 척과 대잠 헬기인 링스 헬기, P3-C 초계기 등이 투입된다. 특히 지난해 6월 실전 배치된 이지스(AEGIS)함인 한국형 구축함(KDX-Ⅲ·7600t급) ‘율곡 이이함’이 참가한다. 과거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참여한 적은 있지만, 대잠 훈련에 우리의 이지스함이 동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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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은 지난해 12월 연합 대잠해양탐색훈련(SHAREM) 사전회의를 열고 연례적으로 대잠 훈련을 실시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일 사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훈련을 비공개로 기획했다고 한다.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 제안 등 대화 분위기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군 관계자는 “대화 국면 조성에 역효과를 내지 않기 위해 훈련을 비공개로 기획하고 훈련 장면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은 다음 달 말 포항 일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한다. 여기엔 우리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을 비롯,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제3해병기동군(3MEF) 2500여 명과 2만t급 이상 상륙함 2척이 동원된다.

◆이지스함=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방패에서 이름을 딴 함정. 최고 200개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그중 24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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