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 앉은 페이스북, 세금만 5조7000억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페이스북의 임직원이 ‘돈방석’에 앉았지만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할 전망이다.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27·사진) 등 임직원 3000명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 덕분에 230억 달러(약 25조7600억원) 정도를 나눠 갖게 될 전망이다. 미리 지분이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을 배정받은 덕분이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엄청난 횡재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횡재에 거액 세금이 뒤따를 듯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은 세금 규모가 50억 달러(약 5조70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횡재(230억 달러)’ 가운데 21% 정도 되는 금액이다.

 50억 달러의 세금 가운데 20억 달러 정도는 창업자인 저커버그 몫이 될 듯하다. 그가 헐값이나 다름없는 주당 6센트에 1억2000만 주를 사서 시가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최근 장외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4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가 당장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47억 달러를 챙길 수 있다. 저커버그가 IPO·상장 이후 세금을 무릅쓰고 스톡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톡옵션을 제외한 그의 지분율은 28% 정도다.

 문제는 현재 저커버그 등 페이스북 임직원에겐 현금 50억 달러가 없다는 점이다. FT는 “저커버그 등이 세금을 내기 위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안에 페이스북 주식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세금 납부용 주식 처분이 주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