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재입찰 유력

중앙일보

입력

한보철강을 미국 네이버스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한 계약이 무산되고 곧 재입찰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네이버스 컨소시엄측에 공문을 보내 한보철강 인수대금 입금 여부를 오는 5일까지 알려달라고 통고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일 "여러 경로를 통해 네이버스측의 의사를 알아본 결과 계약이행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며 "네이버스측의 계약파기 선언에 대비해 법적대응과 새 인수자 선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보철강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자지급만 일부 유예해주면 채권단이 추가로 지원해야 할 돈은 많지 않다" 며 "현재 상태로 공장을 가동하며 시간을 두고 재입찰을 실시해도 문제가 없다" 고 강조했다.

그는 "한보철강을 재입찰할 경우 단기차익을 남기고 팔아 넘길 업체보다는 직접 경영할 업체에 매각할 방침" 이라며 "네이버스 컨소시엄은 계속 경영보다는 단기차익을 얻고 되팔려다 마땅한 인수업체가 나서지 않자 인수포기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한편 한보철강 채권단은 네이버스측에 보낸 공문에서 지난달 29일 전용항만 사용권 등 계약 당시 네이버스측에서 요구했던 우리측 의무사항을 이행했다고 통보하는 한편 5일까지 인수대금 입금 여부를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네이버스측이 인수대금 입금을 전제로 대금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해올 경우 이를 수용치 않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네이버스측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 이상 인수대금 입금을 미루거나 이제 와서 대금을 깎자고 나오는 것은 계약파기를 위한 구실로밖에 볼 수 없다" 며 "5일까지 네이버스측이 납득할 만한 답변이나 입금일정을 밝히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