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대우차 입찰 요청 GM 반응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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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다. 하늘은 높아가고, 들녁은 추수에 한창이다. 가을 산들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계절은 이처럼 어김없이 물러가고 다가오며 순환하고 있다. 정책은 번번이 빗나가고, 시장은 기운을 잃고 있는 요즘 경제와는 비교가 된다.

2주전 블랙먼데이로 정점에 달했던 경제난은 지난 한주동안 그런대로 원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3대악재 가운데 하나였던 국제유가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 이후 한풀 꺾이는 조짐이었다.

국내 증시도 지난주에는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을 모색하는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이번주에도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악재들의 움직임과 정책적 대응, 그에따른 시장의 반응이다.

유가나 반도체시세 같은 외생적 악재들은 사실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유가만해도 지난 주말에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반도체 시세 역시 낙관이 어렵다. 한달내로 시한까지 잡았던 대우차 재매각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산업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서 이번주중에 GM에 입찰참여 요청 공문을 보낼 예정이나 뾰죽한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우차만해도 버거운데 그동안 잊고 있던 한보철강 매각 문제가 지난주말부터 다시 불거진 것도 부담스럽다.

한보철강은 계약서까지 썼던 네이버스측이 대금납입 여부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주중에 정부와 채권단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태진전에 따라 복잡한 국제소송전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기업 구조조정 부문은 정부가 시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방안과 일정을 제시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주에는 두가지를 주목해야할 것이다. 개천절 휴일 이후 윤곽을 드러낼 금융감독위원회의 부실기업 판정기준과 재정경제부의 예금부분보장제도 시행방안이 그것이다.

부실기업 판정기준은 살생부같은 성격이어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예금부분보장제도의 경우 내년부터 금융기관이 도산하면 예금액을 1인 1계좌당 2천만원까지만 물어준다는 것이 정부의 원안이나, 과연 그대로 실행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정부의 결정이 임박하면서 시행 연기나 보장한도 상향조정을 요구하는 의견도 늘고 있어 원안이 어떤 형태로든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가고 있다.

최근의 경제문제들이 경제팀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것들인 만큼 정치권의 협조여부도 주목해봐야 한다.

국회가 정상화돼야 구조조정 관련법안이나 공적자금 추가조성안의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주 서울을 찾을 진객(珍客)들이 있다. 북한측 경제시찰단이다. 거물급 실력자가 이끈다는 북한 시찰단이 무엇을 보고갈지 주목된다.

기왕이면 반도체나 철강공장 뿐 아니라, 경제난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역동적인 모습도 함께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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