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챔피언결정전 직행의 공신 최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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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가 금쪽같은 2골로 안양 LG의 긴 '방황'에 마침표를 찍으며 2000년 프로축구 삼성 디지털 K-리그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이끌었다.

최용수는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승의 문턱에서 3연패의 늪에 빠졌던 안양은 수비의 핵 이상헌과 골키퍼 신의손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전력의 두 축인 정광민과 이영표가 다음달 1일부터 아시안컵대표로 차출되기에 이날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

최용수는 이날 맹활약으로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털어냄과 동시에 팀이 여유있게 상대를 기다리며 '가을잔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난 3년간 하위권을 맴돌던 안양이 '환골탈태' 할 수 있었던 데는 최용수의 변신이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자만심때문에 팀플레이 보다는 자신의 개인기에 지나치게 의존, 뛰어난 기량을 팀에 융화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최용수는 올해 "네가 진정한 스트라이커라면 어시스트는 물론 수비가담까지도 해 내야 한다"는 조광래감독의 충고에 대오각성, 정규리그 들어서면서 플레이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정광민, 드라간과 공격삼각편대를 이룬 최용수는 초반 안양이 상승세를 탈 때 자신의 득점보다는 정광민에게 매번 찬스를 만들어 주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고 자신에게 돌아온 찬스에서는 착실히 득점을 성공시키는 집중력올 보였다.

이 변화는 성적으로 그대로 반영됐고 9골로 득점 공동 2위, 5도움으로 도움주기 공동 6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올시즌 최고의 '전방위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최용수는 "지금까지 해온 것 처럼 개인적인 영광보다는 팀의 우승에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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