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카메룬 올림픽 첫 우승

중앙일보

입력

우승후보로 꼽히던 브라질과 칠레를 차례로 격파한 카메룬의 무서운 상승세가 결국 스페인도 제물로 만들고 말았다

카메룬은 30일 시드니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유럽의 강호 스페인을 승부차기끝에 5-3으로 누르고 새 천년 첫 축구왕좌 자리에 앉았다.

카메룬은 축구에서 전반 5분, 종료 5분을 주의해야 하는 축구의 기본을 망각해서 경기를 어렵게 이끌었다.

첫 골은 싱겁게 났다.

전반 주심의 휘슬이 불자마자 채 1분도 안되어 카메룬 문전 앞에서 수비수의 태클로 얻은 프리킥을 스페인의 사비(MF,바르셀로나)
가 오른발로 감아 차넣어 1-0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골키퍼 카메니도 멍하니 서 있을 정도로 멋진 슛이었다.

이어 3분 뒤, 미드필드 에서 호세마리(FW, AC밀란)
가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돌파하다 뒤에서 들어온 태클에 넘어져 패널티킥을 얻었지만 앙골로(MF, 발렌시아)
선수가 실축 하면서 경기는 카메룬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스페인으로서는 달아날 수 있는 좋은 찬스를 무산시켰고, 반대로 카메룬은 추격의 의지를 불살랐다.

전반 초반 스페인의 파상 공세에 흔들리던 카메룬은 7분경 음보마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서서히 공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부담을 앉은 스페인은 전반 종료직전 미드필드 중간에서 헤딩패스가 상대문전으로 가면서 어시스트가 돼 가브리(MF, FC 바르셀로나)
가 달려들어 가볍게 차넣어 전반은 2-0으로 마쳤다.

분위기상 스페인쪽으로 기울면서 아프리카의 돌풍은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메룬의 파상공세가 시작되면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루어졌다.

스페인의 탄탄한 수비력은 어지간한 카메룬의 공격으론 뚫지 못하다, 음보마(5골)
선수가 각도가 없는 사각에서 센터링한 볼이 스페인 수비수 아마야 가슴에 맡고 자책골로 연결 되면서 2-1로 따라붙더니 이어 12분 다시 음보마의 날카로운 침투패스에 달려들던 에투 선수가 가볍게 차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스페인은 가브리(MF, 바르셀로나)
가 상대 선수의 무릎에 강한 태클을 시도, 퇴장당고, 경기 종료 2분전 스페인의 공격수 호세마리(FW, AC밀란)
가 불필요한 행동으로 심판을 자극, 퇴장 당하면서 흐름이 급속도로 카메룬 쪽으로 기울면서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에 들어가면서 수적, 체력적으로 열세에 놓인 스페인은 그러나, 수비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 방어와 투지로 맞섰고, 끝장을 보겠다고 나선 카메룬의 공격은 더욱 파상적으로 어우러져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연장후반 종료 직전 카메룬의 에투가 결정적인 회심의 슛이 그물을 갈랐지만, 업 사이드로 인정돼 다 잡았던 대어를 승부차기까지 미뤄야 했다.

승부차기에 들어선 카메룬의 눈빛은 빛났고 스페인은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5명 모두 성공시킨 카메룬은 자책 골을 넣었던 스페인 아마야의 실축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96아틀란타 올림픽에 나이지리아의 우승에 이어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카메룬마저 정상에 오르면서 아프리카는 돌풍을 이어갔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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