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순탄치 않은 드림팀 행보

중앙일보

입력

8강전에서 드림팀은 러시아를 맞아 고전끝에 85-7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러시아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골밑 덩크와 외곽포를 작렬시키며 12-2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중반까지 리드를 당한 미국은 제이슨 키드(10득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와 케빈 가넷(16득점, 11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역전을 시킬 수 있었다.

전반을 46-41의 박빙의 리드를 잡으며 간신히 마친 미국은 후반들어 특유의 강력한 수비가 힘을 발휘하며 러시아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러시아가 보여준 플레이는 NBA식 플레이의 보편화 현상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과거에 드림팀의 경기 스타일은 다른 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화려함과 강력함으로 무장된 독특한 것이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참가한 모든 팀이 적절한 골밑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럽팀들은 좋은 신체 조건과 스피드를 겸비하게 되어 드림팀의 경기 운영 방식에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NBA 마케팅의 성공으로 해석할 수 있기도 한 이런 현상은 세계 농구의 수준이 매우 급격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실례이다.

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큰 점수차로 패배하고 있는 한국 농구는 갈수록 세계 무대와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팀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미국팀의 걸출한 골밑 플레이어들을 앞에 두고도 전혀 주눅들지 않으며 덩크를 작렬시켰고, 여러번 블락샷을 해내기도 했다. 단지 아직 미국에 비해 모자라는 부분은 실책을 많이 범하는 것과 스피드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 모자란 것이 약점이다.

결국 4강전에서 드림팀은 예선전에서 혼쭐이 났던 리투아니아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홈팀 호주는 이탈리아를 65-62로 제치며 4강에 진출했다. 또한 프랑스는 B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캐나다를 68-63으로 이기는 이변을 연출하며 4강에 합류했다.

드림팀은 서울 올림픽 동메달 획득 이후 올림픽에서 2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항상 20점에서 30점차의 손쉬운 승리를 거두던 다른 올림픽과는 달리 이번에는 매우 고전하고 있다. 슈퍼스타들이 많이 빠진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세계 농구의 수준이 향상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제이슨 키드는 예선전에서 고전했던 리투아니아를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월등히 낫다는 것을 이번에 증명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과연 예선전처럼 리투아니아의 선전으로 미국은 고전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선배들처럼 큰 점수차로 이기며 예선전의 고전을 설욕할 지 4강전의 미국과 리투아니아의 대결은 매우 흥미로울 전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