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호주 새빌, 경보서 실격

중앙일보

입력

호주 여자 경보의 '간판' 제인 새빌(26)에게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 눈앞에 다가왔다.

28일 20㎞에 출전, 출발 직후부터 줄곧 선두를 유지해온 새빌은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둔 채 스타디움에 들어차 있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기대하며 마지막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호주 기록(1시간28분56초)을 보유하고 있는 새빌이 지난해 8월 세비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위를 기록한 이후 고국에서 펼쳐지는 올림픽 제패를 위해 흘렸던 땀의 가치를 금메달로 보상받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새빌이 결승선을 1백50m 남겨둔 순간 지키고 서있던 심판이 레드 카드를 내밀었다.

지면에서 두 발이 모두 떨어지거나 무릎을 굽혔을 때 주어지는 파울을 이미 두차례 받은 바 있는 새빌에게 세번째 경고는 곧바로 실격으로 이어졌다.

새빌은 "내가 아니에요" 라고 울부짖었으나 심판은 "당신이 맞아" 를 반복했다.

지난 22일 남자 20㎞ 경보에서 베르나르도 세구라(멕시코)가 1위로 골인한 뒤 스타디움 안에서 두발이 떨어지는 규칙 위반이 인정돼 금메달을 놓친 적이 있듯이 들뜬 마음을 가누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새빌은 눈물을 글썽이며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리우훙유(중국) 또한 16㎞ 지점까지 선두를 질주했으나 세차례의 규칙 위반을 하며 실격했다.

결국 여자 20㎞ 경보의 금메달은 새빌을 뒤따라오던 '신예' 왕리핑(중국.24)에게 돌아갔다.

왕리핑은 1시간29분05초를 기록하며 제르스키 플래체르(노르웨이)를 28초 차로 따돌리고 올림픽에서 처음 시행된 여자 20㎞ 경보의 첫 금메달은 물론 자신의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까지는 여자 경보가 10㎞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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