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칼럼] ‘건강 저축’으로 기대 수명 90세 시대 맞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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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기대 수명 90세. 이제 곧 장수사회를 맞게 될 것이라는 통계 예측이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0년 단위로 5년 정도의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이것은 과거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통계 분석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의 평균수명은 81.2세인데 이것도 아주 짧은 기간 내에 도달했기 때문에 가히 혁명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압축 성장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라는 측면이 강하다.

 경제의 양적 팽창은 우리 삶의 질적 변화를 동시에 수반한다. 변화의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는 성장과정에서의 충분한 영양섭취이고, 둘째는 질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제의 공급이다. 셋째는 무엇보다도 의료시설의 급속한 최첨단장비화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변화에 따라 삶의 질이 개선됐고 이는 결국 급속한 수명연장을 가져온 것이다. 지금까지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선 순환적인 당연한 결과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앞으로 예측되는 평균수명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 가이다. 이제는 그저 막연히 지금까지의 선 순환구조라는 틀에 맡겨 놓기에는 수명이 너무 길어졌다.

 인간은 동물이라는 생물학적 본질을 벗어 날 수 없기 때문에 출생하면서부터 각종 질병이나 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할 위험은 훨씬 커지게 된다.

 양질의 영양 공급이나 최신의 의료시설, 치료약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질 좋은 영양 공급에 신약, 첨단 의료장비의 서비스는 그저 산소 호흡기를 꼽고 수명만을 연장하게 되는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결국에는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그저 숨만 쉬게 되는 꼴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산소통 인간의 증가는 그저 우리의 평균수명 연장에만 기여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떠안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렇게 되면 장수사회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인간은 숙명적으로 장수를 꿈꾸어왔고 이를 위하여 권력과 금력을 아끼지 않았기에 그 꿈의 실현이 재앙이 된다는 것은 결코 원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평균수명의 연장인 장수를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우선 ‘건강저축’을 역설한다. ‘건강관리’가 아닌 건강저축인 것이다. 건강관리는 그저 현상유지의 소극적인 측면이 강하나 건강저축은 뜻 그대로 미래를 위해 현재 열심히 건강을 모아서 내일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수명은 영양과 약, 치료로 유지됐으나 앞으로의 수명은 누가 얼마나 많이 건강저축을 했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장수가 축복임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건강저축은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긍정적인 사고에 있음을 확신한다. 술과 담배를 절제하고 매일 같이 자기에게 맞는 운동으로 땀을 하루 한 번 정도 흘려주고, 감사와 칭찬을 습관화해야 한다. 이렇게 한 건강저축은 장수시대를 축복으로 맞으며 알차게 살아가게 할 것이다.

 필자는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매일 아침 5시 반에 기상해 한 시간 가량 배방산을 부지런히 오르내린다. 오랜 세월 정부와 공기업에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배움을 후학과 주변에 열심히 나누는 기쁨을 오래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을 저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회 호서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호서창업보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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