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 통한의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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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혈투, 그리고 2시간 여의 경기중단. 또 다시 이어진 피말리는 승부. 기나긴 경기의 끝에 허공을 가르는 끝내기 역전홈런.

'딱'소리와 함께 한국선수단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2-3으로 무릎을 꿇으며 일본과 3-4위전에서 동메달을 겨루게 됐다.

양팀 선발은 예선 때와 같은 정대현과 오스왈트. 리턴매치인 셈이었다. 한국은 평소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끊어 치는 스윙으로 초반부터 부지런히 방망이를 돌렸다. 3회 박진만이 페이크번트를 성공하며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를 날렸고, 정수근과 이병규의 집중력으로 2점을 선취하며 경기의 흐름을 끌고갈 수 있었다.

정대현의 투구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낮게낮게 깔리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타자를 침착하게 상대했다. 슬라이더와 승부공인 싱커가 결정적인 순간에 코너에 박혔다. 4회 어니영을 볼카운트 0-3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6회선두 브레드윌커슨도 0-3로 끌려가면서도 낮은 공을 뿌리며 범타로 잡아냈다.

반면 한국은 4회 이승엽의 직선타 이후 방망이가 침묵을 지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7회 1루심과 3루심의 연이은 오심은 승리를 눈앞에 둔 한국에게 날벼락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이야 주심의 성향과 국가별 특이성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명백한 아우트와 세이프를 가름하지 못하는 자질미달의 심판원은 국제경기에서 사라져야할 첫 번째 대상이다. 경기는 선수들의 행동에 의해 승패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심판원의 승부개입은 올림픽 정신에 철저히 위배된다.

경기가 속개된 8회말 수비에서 1사 만루의 위기를 병살타(수비방해 포함)로 막아냈지만 9회초 공격이 무기력하게 끝나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박석진은 대주자 트레비스도킨스를 견제사 시키며 한숨을 돌렸지만 6일전 진필중에게 만루홈런을 날린 민트키위츠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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