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다된 밥에 재 뿌린 오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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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숙원이던 올림픽 메달은 보일락 말락한 상태에서 하루를 넘겼다.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야구 대표팀은 미국을 맞아 선전했으나 오심과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 설레는 밤을 보내게 됐다.

양팀 선발은 예선 때와 같은 정대현과 오스왈트. 리턴매치인 셈이었다. 한국은 평소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끊어 치는 스윙으로 초반부터 부지런히 방망이를 돌렸다. 3회 박진만이 페이크번트를 성공하며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를 날렸고, 정수근과 이병규의 집중력으로 2점을 선취하며 경기의 흐름을 끌고갈 수 있었다.

정대현의 투구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낮게낮게 깔리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타자를 침착하게 상대했다. 슬라이더와 승부공인 싱커가 결정적인 순간에 코너에 박혔다. 4회 어니영을 볼카운트 0-3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6회선두 브레드윌커슨도 0-3로 끌려가면서도 낮은 공을 뿌리며 범타로 잡아냈다.

반면 한국은 4회 이승엽의 직선타 이후 방망이가 침묵을 지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7회 1루심과 3루심의 연이은 오심은 승리를 눈앞에 둔 한국에게 날벼락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이야 주심의 성향과 국가별 특이성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명백한 아웃과 세이프를 가름하지 못하는 자질미달의 심판원은 국제경기에서 사라져야할 첫 번째 대상이다. 경기는 선수들의 행동에 의해 승패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심판원의 승부개입은 올림픽 정신에 철저히 위배된다.

한국은 8회말 수비에서 박석진이 선두 브렌트에버나시에 2루타를 허용해 1사 3루의 위기를 맞았고 3번 마이크닐과 볼카운트 1-2의 상황에서 내일 12:30분 재경기를 갖게 된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주자를 3루에 두고 박석진이 던질 회심의 1구에 한국 대표팀의 운명이 걸려있다. 8회말 위기만 잘 넘긴다면 2번 박종호부터 시작되는 9회초 공격은 기대 해볼만 하다.

미국 타선은 4명의 좌타자가 포진해있지만 사이드암과 언더핸드에 약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인 만큼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역전승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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