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오클랜드의 막판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와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두마리의 토끼를 쫒는 아트 호위 오클랜드 감독이 지구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7번의 경기에서 에이스 2명에게 4경기를 맡기는 막판 승부수를 띄웠다.

애너하임과의 홈4연전과 택사스와의 홈3연전 중 4게임이나 팀내 최다승 투수이자 올시즌 '미니 페드로'로 불리며 18승 6패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에이스 팀 허드슨(26세)과 최근 3연승 등 팀내 낮은 방어율(2.80)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루키 배리 지토(23세,6승 4패)를 7경기에 두번씩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 첫번째 투입에서 오클랜드의 루키 배리 지토는 선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7개 3실점 하였으나 10개의 삼진을 잡는 등 비교적 호투하며 7-5의 승리를 거둬 팀에게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호위의 첫번째 작전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오클랜드는 1위인 시애틀에 반게임차로 바짝 다가서는데 성공했으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2위인 클리블랜드에 1.5게임차로 승차를 더욱 벌려나가게 되었다.

더욱이 최근 5연승으로 컨디션이 상승세에 있는 팀 허드슨이 수요일(한국시간)에 애너하임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시애틀과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쟁탈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애틀에서의 3일간의 잠못드는 밤'을 보낸 매리너스. 홈4연전 중 3연패 뒤 1승으로 이미 구겨진 자존심을 추스릴 여유도 없이 지구 1위를 사수해야 하는 시애틀 매리너스는 다급한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시애틀 또한 팀내 최고 투수인 애론 셀리(16승 10패)와 제이미 모이어(13승 10패)를 택사스전에 투입할 계획이어서 오클랜드와 시애틀은 막판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팀 다 애너하임과 택사스전 3경기씩을 남겨 놓고 있는 묘한 상황이지만, 6경기 모두를 홈에서 치루는 오클랜드에 비해 마지막 3경기를 애너하임의 홈에서 치뤄야 하는 시애틀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호위 감독의 원-원 전략에 맞추어 애너하임전과 택사스전 2경기를 출전하게 된 18승 투수 팀 허드슨은 사이 영 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 상 후보로는 토론토의 데이빗 웰스(20승 6패), 뉴욕 양키스의 앤디 페티트(19승 8패)가 유력하지만, 팀 허드슨이 막판 2경기를 모두 따낼 경우, 20승 6패가 되어 충분히 사이 영 상을 노려 볼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팀 허드슨은 피안타 수(160)에 있어서도 웰스(252)나 페티트(213)보다 적고, 방어율(4.40)은 웰스(4.02),페티트(3.98)에 비해 약간 높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시즌 두드러진 활약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년 사이 영 상 수상자였던 만년 수상 후보 페드로 마르티네즈(17승 6패)가 시즌 종반 부진, 사실상 사이 영 상에서 멀어진 상태라 이런 예측을 더욱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오클랜드의 아트 호위 감독은 허드슨의 사이 영 상 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의 타이틀에 더욱 관심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디비전시리즈에서의 홈필드 어드밴티지도 있지만 막판 대분전을 통한 우승의 짜릿한 영광이야말로 모든 감독들이 꿈꾸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시애틀과 오클랜드가 마지막 경기까지 승률에서 동점을 이룬다면 지구 우승을 가르는 1경기의 플레이오프전이 더 치뤄질 예정인데, 그럴 경우 와일드 카드는 클리블랜드로 가게되고, 1경기의 지구1위 결정전에서 진 팀은 탈락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산술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위와 같은 경우는 가정이며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것은 아마도 자력으로 와일드카드를 따지 못할 경우 클리블랜드가 바랄 가능성이 희박한 마지막 경우의 수일 것이다.

오클랜드의 명장 아트 호위의 마지막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 그 결과가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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