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봉주 '레이스 식단' 스타트

중앙일보

입력

'한국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30.삼성전자)가 25일부터 금메달을 기약하는 식이요법에 들어갔다.

마라토너가 레이스를 펼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에너지원. 밥이나 빵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식이 요법을 시작하면 사흘 동안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고 하루 세끼 단백질이 대부분인 고기만 먹는다.

매 끼니 고기 5백~6백g만 섭취하려면 고통스럽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는 "생가죽을 씹는 느낌" 이라며 "이를 악물고 뛰는 것보다 오히려 참기 힘들었다" 고 밝힌 바 있다.

사흘간의 단백질 섭취 기간이 지나면 경기가 벌어지는 다음달 1일까지는 단백질과 지방 공급을 끊고 밥과 염분이 많은 밑반찬을 먹는다.

또 이봉주에게는 공개되면 곤란한 식이요법이 있다. 이 비법은 금지 약물과는 관계없고 경쟁 국가에서 모방할 수 있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식이요법 원리는 간단하다. 인체는 단백질이 사흘 연속 공급될 경우 단백질을 가공, 여러 단계를 거쳐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인체는 번거로움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탄수화물)이 다음에 들어올 경우 또 다시 끊길 경우를 대비해 조금씩 아껴가며 사용하는 적응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되면 탄수화물이 모두 고갈되게 마련인 35㎞ 지점 이후에도 아껴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 42.195㎞ 풀코스 내내 전력을 다할 수 있게 된다.

오인환 코치는 "(황)영조에 비해 (이)봉주는 단백질 섭취 기간을 잘 견디는 편인데다 식이요법 효과가 잘 나타나는 체질"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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