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010년에도 핵실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의 지하 핵실험 외에 2010년에도 소규모 핵실험을 두 번 더 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3일자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 스웨덴 국방연구청의 대기과학 전문가 라스 에릭 데 예르가 이런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데 예르는 2010년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공식 핵문제 전문가회의에서 한국에서 측정된 방사성동위원소 자료는 물론 한반도 주변의 국제 감시망에서 측정된 자료를 1년간 추가 연구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방사성동위원소 제논-133과 이 원소에 비해 에너지 상태가 높은 제논-133m의 비율을 볼 때 2010년 4월 중순께 인공적인 폭발이 발생했다는 게 데 예르의 설명이다. 또 방사성동위원소 바륨-140과 이 원소의 방사성 붕괴 결과물인 란타늄-140의 비율을 검토한 결과 2010년 5월 11일을 전후한 시점에도 인공적인 폭발이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폭발 규모는 고성능 폭약 TNT 50~200t을 터뜨린 정도라고 데 예르는 덧붙였다.

 네이처는 북한이 2010년 5월 12일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은 물론 세계 과학자들로부터 비웃음만 샀던 당시 발표가 데 예르의 이번 주장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미국 프린스턴대의 물리학자 프랭크 본 히펠은 방사성동위원소 자료들이 무기용 핵실험이나 융합 반응을 이용한 폭발성능 강화 실험에 의한 것으로 결론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지질학적 진동 현상이 감지되지 않은 점 또한 해명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 당국자는 5일 “2010년 이후 계속 추적해 왔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