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의 힘 … 엄마들 일터로 돌아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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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부 신서현(41·전남 순천)씨는 결혼을 하면서 다니던 직장(은행)을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에만 전념해왔다. 그러나 아들 둘이 어느 정도 크고 보니 무료한 생활에 문득 회의가 들었다. 고졸이었던 신씨는 2005년 뒤늦게 한국방송통신대학에 들어가 청소년교육학을 전공했다. 열심히 공부해 청소년지도사 2급, 보육교사 2급 자격증 등을 땄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나이가 많은 편인 데다 경력이 없는 탓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4개월 과정으로 운영한 ‘직업체험강사 및 진로설계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에다 진로설계 과정까지 거친 덕분에 청소년 상담·진로설계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중학교 상담교사(계약직)로 채용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출산·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주부와 실업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 사업’ 결과, 62.3%가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시·도별로 위탁해 운영한 21개 과정 수료자 411명 중 256명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여성부가 예산 6억원을 지원한 이번 교육 과정은 공연기획마케터(서울), 항만물류 여성 전문 관리자(부산), 녹색과학실험지도사(충남), 남도전통음식전문가(전남) 등 지역 특성과 지역 사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울산의 조선·선박설계사 과정과 경기도의 영화CG(컴퓨터그래픽) 제작자, 경남의 자연생태지도사 과정은 각각 20여 명이 수료해 100% 취업에 성공했다.

장애인시설에서 재활교사로 일하던 박인희(25·울산시 동구)씨는 조선·선박설계사 과정을 이수하고는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협력회사에 취직했다. 현재 선박의 전기·전자 배선 설계 업무를 맡고 있다.

박씨는 “올해 안에 조선·선박 설계사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부 김은정 여성인력개발과장은 “올해도 시·도별로 취업이 잘 되는 전문 교육과정들을 개설해 4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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