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63에 쏠린 의혹의 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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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본선 8강전> ○·나현 초단 ●·쿵제 9단

제5보(51~63)=‘젊은 뇌’는 사나운 법이다. 그러나 바둑꾼들의 경우 젊을수록 더욱 침착한 신기한(?) 경향을 보인다. 나현 초단의 젊은 뇌는 침착하면서도 유연하다. 그는 58까지 쿵제 9단의 전면 공격을 부드럽게 피해 냈는데 그 행마를 두고 “이세돌 9단처럼 번득이지는 않지만 사고가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치 이창호 바둑을 보는 느낌이다. 독창적이면서도 끈끈하고 참을성 있다”는 말도 들린다. 그렇다. 54, 56과 같은 인내(단 한 집을 내기 위해 두 수를 소비하고 있다)는 누구나 쉽게 흉내 내기 힘들다.

 아무튼 58에 이르러 쿵제는 칼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긴다. 계속 휘두를 것이냐. 아니면 일단 칼집에 꽂고 훗날을 기약하느냐. 59와 61로 탐색하던 쿵제는 결심한 듯 63으로 젖혀 나왔다. 한데 구경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백은 공격권에서 거의 벗어났지만 소득을 올린 것은 없다. 대신 흑은 우변에 집을 챙겼다. 박영훈 9단은 말한다. 흐름이 나쁘지 않으므로 지금은 ‘참고도 1’처럼 좌측의 엷음을 보강하며 길게 가는 게 맞지 않을까. 63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인데 정 그렇다면 ‘참고도 2’처럼 흑1을 선수해 우군을 만든 뒤 3을 두는 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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