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이동수-유용성, "후배들 패배 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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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의 패배를 설욕하겠습니다"

셔틀콕 남자복식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 이동수(26)-유용성(26)조가 1년 후배들인 김동문(25)-하태권(25.이상 삼성전기)조를 위해 라켓을 거머 쥐었다.

이-유조는 금메달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던 김-하조와 달리 `2인자'라는 불명예 아래 선배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올림픽 결승을 기다려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진운이 좋아 나란히 결승에 올라 진정한 강자가 누구인지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김-하조가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패해 기다리던 선후배 대결은 없어졌고 이제는 사랑하는 후배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인도네시아팀을 혼내주기로 했다.

라이벌 관계를 떠나 혼합복식 8강 탈락 등으로 충격에 빠진 한국 셔틀콕의 자존심을 위해 총대를 멘 것이다.

결승 상대인 세계랭킹 1위 찬드라 위자야-토니 구나완조와는 상대 전적에서 백중세지만 가장 최근인 올해초 코리아오픈에서 꺾은 경험이 있어 심리적 우위에 있다.

권승택 감독은 시드니 출발에 앞서 "심리적 부담이 큰 김-하조보다 이-유조가 사고를 칠 가능성도 있다"며 이들에게 내심 기대를 했었다.

한국 셔틀콕의 전설적인 스타인 말레이시아 대표팀 수석코치 박주봉도 "시드니에서 볼때 동문이와 태권이 보다는 동수와 용성이가 더 나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동수와 유용성은 "동문이, 태권이와 결승에서 만나길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도 "후배들을 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이-유조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정목으로 채택된 92년 바르셀로나부터 계속 금메달을 따 왔던 한국 셔틀콕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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