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드디어 16승, 개인 최다승

중앙일보

입력

'코리언 특급'을 넘어선 '동양 특급'

박찬호가 세번째 도전만에 드디어 16승 고지를 정복하며 동양인 투수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와함께 16승은 박찬호의 한시즌 최다승 기록.

2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박은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8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산발 6안타 4볼넷으로 제압한 박찬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말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되며 승수 추가에 실패하는 듯 했다.

그러나 8회말 2사 이후 안타를 치고 나간 탐 굿윈이 2루를 훔치며 내야를 흔들었고, 마크 그루질라넥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아 이날의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박은 시즌 성적 16승 10패를 마크했고, 방어율은 3.67에서 3.53으로 좋아졌다.

1-0 신승을 거둔 다저스는 최근 5연승으로 서부지구 2위인 애리조나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었고, 애리조나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인 뉴욕 메츠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함으로써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두워졌다.

이날 변화구의 제구력이 유난히 돋보였던 박찬호는 강력한 직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끈 다음, 승부구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사용했다.

박찬호는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제이 벨에게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성 타구를 맞기도 했으나, 좌익수 브루스 에이븐의 점핑 캐치로 선취점 허용의 위기를 넘겼다.

박과 함께 애리조나 선발 브라이언 앤더슨의 구위도 돋보였다. 평소 '송곳 피칭'으로 소문난 앤더슨은 이날도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다저스 타자들을 압도했지만 8회말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저스의 2루수 마크 그루질라넥은 득점타 포함, 4타수 3안타를 날려 박찬호 16승의 1등공신이 됐다.

박찬호는 25일 오전 5시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등판, 동양인투수 최다승신기록인 17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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