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M&A 활성화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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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폭락한 18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다운 대책은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뿐이었다.

M&A를 통해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면 그에 따라 거래도 크게 늘고 주가도 오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재정경제부의 임종용 증권제도 과장은 "기업구조조정이 시장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대주주나 경영자가 주가관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말한다.

시장 관계자들도 대부분 이번 활성화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M&A시장을 키우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했다.

◇ M&A전용 사모펀드 의결권 제한 푼다=M&A전용 사모펀드가 이미 허용돼 있지만 활성화가 안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의결권 제한을 풀었다.

그동안 M&A전용 사모펀드는 투자기업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도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해 M&A펀드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M&A전용 사모펀드의 자금을 지원하는 M&A공모펀드도 허용했다. 공모펀드는 M&A전용 사모펀드가 인수기업의 주식을 근거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CBO)과 인수대상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어음 등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 30대 그룹의 참여는 제한=30대 그룹이 M&A전용 사모펀드를 통해 기업을 인수할 경우 지분이 30% 이상이면 해당회사는 물론이고 주식을 사들인 펀드까지 동일 계열에 편입시켜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또 30대 그룹은 M&A를 통해 계열로 편입한 회사의 경영정상화가 마무리되면 5년 내에 매각토록 해 계열 확장에 악용하는 것을 막았다.

또 30대 그룹 계열의 금융기관은 아예 M&A펀드의 주식취득 자체를 10%로 제한했다.

◇ 효과 얼마나 있을까=일본이 지난해 유사한 펀드를 허용하면서 외국인 자금을 많이 유치했다.

외국의 경우 M&A전용 펀드의 수익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떼일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즈의 남강욱 이사는 "1998년 씨티콥캐피탈이 유럽에 1백28건의 M&A전용 사모펀드를 설립, 연 47%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며 "우리도 이미 투자회사인 브레인러시와 공동으로 10월 중 3백억원을 설정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미래에셋이나 KTB네트워크 등도 자금을 모아놓고 추진하고 있다.

벤처 M&A전문회사인 타임 앤 컴퍼니의 송인준 대표는 "M&A전문 사모펀드 설립이 허용됐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며 "동부가 한농을 인수.합병할 때 특정 금전신탁을 이용한 적이 있는데, 더 효율적인 펀드가 생겨 많이 이용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 상장기업 임원은 "대주주의 지분이 작은 기업은 적대적 M&A위험에 그만큼 많이 노출될 것" 이라며 "주가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쏟아 회사경영에 부담이 될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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