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대폭락…코스닥도 90선 무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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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매각 차질에다 국제유가 상승, 반도체가격 하락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다투어 주식을 던지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금리가 크게 오르고 원화가치는 급락했다.

18일 주식시장에서는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등 악재들로 인해 금융.기업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0.64포인트(-8.06%)나 하락, 단숨에 600선을 무너뜨리고 577.56까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10.6포인트(-10.68%)가 내린 88.65를 나타내 9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하락폭이 70포인트를 넘어섰으며, 투매가 번지면서 하한가까지 떨어지고도 팔리지 않는 주식이 많았다.

증시의 대표선수격인 삼성전자는 반도체가격 하락의 여파로 8.7% 떨어진 19만8천5백원을 기록, 20만원선이 붕괴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현재의 악재들은 경제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로 파장이 장기화할 조짐" 이라며 "주가 바닥선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투자를 쉬고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것이 좋다" 고 주문했다.

이날 금리와 원화가치도 극도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시작부터 전날보다 8원 넘게 떨어져 오후 한때 1천1백38원으로 18.10원이 급락하기도 했다.

원화가치는 이후 다소 진정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11.50원 내린 1천1백31.40원에 마감했다.

3년짜리 국고채는 연 8.11%로 전날보다 0.19%포인트가 올랐고 3년만기 회사채도 연 9.06%로 전날에 비해 0.10%포인트가 올랐다. 국고채가 연 8%를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1일 이후 처음이다.

한편 정부는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자자들의 자제를 당부하면서 대우차매각 촉진, 구조조정작업 가속화 등 정책 추진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은 주가폭락과 관련, "필요 이상의 불안심리가 작용했다" 며 "투자자들은 냉정함과 참을성을 가져달라" 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과거와 같은 부양책은 안 쓰겠다" 며 "연내에 구조조정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끝내고, 기관투자가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6조2천억원이 조성된 10조원의 채권펀드 조성을 이달 안에 끝내고 연말까지 우체국 예금도 참여시켜 10조원을 추가 조성하겠다" 며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여유자금 3조~4조원를 이용해 신용도가 나쁜 중소기업을 보증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 이라고 밝혔다.

이재훈.송상훈.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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