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별’ 인도네시아 펀드 … 연 수익률 최고 2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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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해외펀드=원금손실’이라는 공식(?)을 깨는 펀드가 있다.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7일 기준 ‘삼성 인도네시아다이나믹펀드’와 ‘NH-CA 인도네시아포커스펀드’가 24%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나란히 1, 2위다. ‘산은인도네시아셀렉트펀드’도 8%의 수익을 내며 상위권에 들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에 투자하는 ‘신한BNPP봉쥬르동남아시아’와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 투자하는 ‘삼성아세안’도 각각 7%대의 연 수익을 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 증시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어서 성과가 더 도드라진다.

 인도네시아가 좋았던 것은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과거 10년간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딱 두 번을 빼놓고는 계속 올랐다. 2009년에는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70% 급등했고, 2010년에도 46% 올랐다. 올해도 연초 이후 2.3% 올랐다. 한국을 포함, 다른 신흥국 시장이 워낙 강세여서 상대적으로 덜 올라 보이지만 최근 몇 년간 계속 올랐다.

 증시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증시가 튼튼한 경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상승을 거듭했으며, 향후 전망도 좋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는 연 6%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다이나믹펀드’를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 이찬석 싱가포르 법인장은 “보통 생각할 때는 (인도네시아가) 후진국 같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나 정부의 재정정책이 상당히 안정돼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2억4000만 명의 인구를 가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출과 내수가 모두 좋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계속 오른 것은 부담이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 싱가포르 이 법인장은 “주가보다 기업 이익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며 낙관론을 폈다.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때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이를 다시 루피아화로 환전해 주식을 사게 된다. 펀드에 따라 완전 헤지를 하는 경우도 있고, 원화와 달러화 간 헤지만 하는 경우도 있다. 루피아화를 헤지하지 않는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이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 환율이 급등락하는 전례가 있는 등 변동성이 높다는 위험이 있다. 펀드 종류가 많지 않고, 펀드 규모가 작은 것도 투자자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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