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들, 생명공학 기업으로 변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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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생명공학 전문기업으로 불러주세요" 전통적인 섬유 업체들이 바이오.생명 공학 기업으로 재탄생할 움직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사, SK케미칼 등 대표적인 섬유 업체들은 최근의 탈섬유 추세와 관련, 향후 주력 분야를 고부가가치 산업인 바이오. 생명공학쪽으로 바꾼다는 중장기적 플랜을 수립중이다.

삼양사는 오는 10월1일 SK케미칼과의 폴리에스테르 통합 법인이 출범하고 나면 그동안 전체 매출의 45% 이상을 차지했던 섬유 분야 비중이 10%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섬유를 대신할 주력 분야를 식품과 의약 사업으로 설정, 이 분야의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특히 의약 분야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추진중인 항암제, 관절염 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과 더불어 미국 마크로메드사(社)등 대표적인 제약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DDS(Drug Delievery System)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사는 이를 통해 현재 100억원대인 의약부문의 매출이 연간 30%씩 증가, 오는 2005년에는 407억원, 경상이익은 현재 20억원에서 2005년에는 1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케미칼 역시 통합법인 출범 이후 그동안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섬유 분야 비중이 10%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향후 화학과 생명공학 분야에 주력키로 했다.

특히 지난 7월 서울대 암연구소와 공동으로 바이오 벤처기업인 ''인투젠''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내년도 생명공학 분야의 총 매출액은 100억원, 오는 2005년에는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섬유분야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코오롱도 오는 2010년까지 이 분야의 비중을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대신 생명공학 분야에 향후 10년간 총 4조원을 투입, 대표적인 바이오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실험 중인 관절염 치료제 ''티슈진''을 오는 2004년 본격적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또 이 분야의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늦어도 내년초까지 경기도 신갈에 있는 중앙연구소 내에 생명공학 연구소를 설립, 연구 인력을 기존의 10명선에서 약 2배이상 늘리기로 하고 현재 신약 및 인공 장기 개발 등 연구 가능 아이템을 설정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화섬 분야는 서로 연관성이 매우 크다"며 "듀폰 등 세계적인 화섬업체들도 생명공학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바이오 분야는 국내 화섬업체들에게도 상당한 매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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