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팀 플레이 눈뜬 이승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외국에서 온 운동선수들은 개인 성향이 강하다. 팀보다는 개인을 중요시한다. 많은 감독이 외국인 선수 관리에 애를 먹는 이유다.

 프로농구 삼성의 귀화 혼혈 선수 이승준(34·2m4㎝·사진)도 마찬가지였다. 개인 기량을 믿고 덤비다 팀을 패배에 빠뜨리는 경우가 잦았다. 이 때문에 실력은 뛰어나지만 ‘최고 선수’라는 말을 듣기에는 2% 부족했다.

 그랬던 이승준이 완벽한 ‘한국형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개인 욕심을 조금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중이다. 이승준은 2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홈경기에서 19점·15리바운드·4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확실한 기회가 아니면 슛을 던지지 않았다. 2점슛 10개를 시도해 7개를 넣으며 높은 슛 성공률을 보였다. 더 좋은 위치에 동료가 있으면 지체 없이 공을 건넸다. 3쿼터 1분48초에 덩크슛 기회가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골밑으로 달려오는 아이라 클라크에게 패스한 게 이승준이 변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 수비가 두세 명 달라붙으면 무리하지 않고 노련하게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를 이끌어냈다.

 삼성은 KCC를 76-68로 꺾고 올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의 3연승 이상 기록은 지난해 1월 22일(4연승) 이후 1년 만이다.

김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