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영화 '서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중앙일보

입력

이란 영화 '서클' (The Circle)
이 지난 9일 폐막한 제5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서클' 은 이란의 심각한 여성 차별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이란에서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 장이모 (張藝謨)
감독의 '책상서랍 속의 동화' 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서클' 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함에 따라 아시아 영화가 2년 연속 최우수작품상을 차지, 국제 영화계에서 아시아 영화의 강세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서클' 은 여주인공이 원치않는 아이를 출산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8명의 이란 여인이 운명처럼 자신들을 옭아매는 사회적 억압에 항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파나히 감독은 "이 영화로 인해 세상 사람들이 이란의 열악한 여성 지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그는 '한 여성이 어린 두 딸을 죽이고 자살했다' 는 내용의 작은 신문 기사를 본 뒤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우수 남우주연상은 미국 영화 '비포 나이트 폴스' 에서 동성애자로 열연한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차지했다.
강력한 황금사자상 수상 후보로 꼽혔던 '비포 나이트 폴스' 는 심사위원상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오스트리아 영화 '1967년의 여신' 에서 좋은 연기를 보인 로즈 바이른에게 돌아갔으며, 특별감독상은 '레슬러' (The Wrestlers)
의 인도 감독 부드하뎁 다스굽타가 차지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한국 김기덕 감독의 '섬' 은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재희 기자 <cj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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