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년 코닥, 끝내 파산보호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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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적 카메라 필름 회사인 이스트먼코닥이 19일(한국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우리 식으론 일종의 법정관리다. 1880년 설립 이후 132년 만에 법원의 판단에 따라 생사가 정해질 운명이 됐다. 코닥 이사회는 미국 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미국 안팎의 자산을 정리해 자금을 마련해 기존 빚을 성실히 갚아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닥은 2013년 말 파산보호를 졸업할 요량이다.

 코닥은 파산보호 신청에 앞서 씨티그룹에서 운전자금 9억5000만 달러(약 1조900억원)를 조달했다. 법원의 회생 가능 판정을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코닥 이사회는 “파산보호 기간 동안에도 임직원 월급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고객 서비스도 예전처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파산보호 대상은 미국 본사와 미국 내 자회사들”이라며 “해외 법인들은 파산보호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2000년부터 고전했다. 3년 뒤인 2003년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 8년 동안 사업구조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면서 전통적인 필름을 생산하는 공장 13곳의 문을 닫고 연구팀 130개를 해체했다.

 하지만 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달 5일 코닥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코닥이 파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코닥은 14일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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