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타] 1만m의 전설, 헤일 게브르셀라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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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포츠맨은 자신의 내면 속에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가 너무나도 인상깊어하는 그의 내면에은 오직 달리고 싶다라는 욕망밖에 없는 듯 하다."

이것은 1956년 헬싱키 올림픽에 출전 5천m, 1만m, 마라톤에서 세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육상 장거리 사상 유일한 해트트릭을 기록한 체코의 '인간기관차' 에밀 자토펙이 게브르셀라지에를 보고 한 말이다.

헤일 게브르셀라시에(26, 에티오피아)
는 이미 육상 장거리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에티오피아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테어난 게브르셀라시에는 비키라 아베베에게서 깊은 감흥을 받은 뒤, 육상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10km가 넘는 학교를 뛰어다녔던 게브르셀라시에는 16세때 처음 출전한 아디스 아바바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42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이것은 아무런 정식 훈련을 받지 않은 16세 소년의 첫출전 기록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게브르셀라시에가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것은 1992년 세계 주니어 육상선수권 5천m, 1만m에서 1위에 입상하고 부터이다. 그리고 이듬해인 93년 게브르셀라시에는 슈투트가르트에서 벌어진 세계 육상선수권에서 당당히 1만m의 왕좌에 오른다.

그후 게브르셀라시에의 외로운 레이스는 계속됐다.

그는 지금껏 5천m와 1만m에서 세계기록을 15번이나 경신했으며 현재도 세계기록 보유자로 남아있다.(5천m -12분39초36, 1만m -26분22초75)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1만m에서는 케냐의 폴 터가트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1993년 이후 참가한 모든 1만m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게브르셀라시에의 최대강점은 막판 스퍼트 능력이다. 그는 95년 세계선수권 1만m에서 마지막 2백m를 25초1로 들어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1만m에서 게브르셀라시에에 도전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게브르셀라시에는 지난해부터 고질적인 아킬레스 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도 게브르셀라시에의 '자신과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Joins.com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 올림픽에서
(http://sports.joins.com/sydney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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