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불 켠 쿠웨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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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쿠웨이트가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다.

 쿠웨이트는 다음 달 29일 한국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를 하는데 이 대결에 맞춰 평가전과 조기 소집 훈련계획을 세웠다.

 한국에 이길 경우 아시아 최종 예선에 오를 수 있어서다. 한 경기가 남은 가운데 3차 예선 B조에서는 한국·레바논·쿠웨이트가 최종 예선 진출을 다투고 있다. 한국이 3승1무1패(승점 10·골득실 +8)로 조 선두지만 3위 쿠웨이트(승점 8·골득실 +1)에 지면 조 3위로 밀릴 수 있다. 2위 레바논(승점 10·골득실 -2)이 5연패로 이미 최종 예선 진출이 좌절된 최하위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3차 예선에서는 조 2위까지 최종 예선에 오른다.

 쿠웨이트는 17일(한국시간)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했다. 후반 42분에 터진 바데르 알 무트와(27·알 콰디시야)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쿠웨이트 대표팀 선수들은 주말(21~22일) 리그 경기에 참가한 뒤 재소집된다. 이때부터 무려 한 달간 합숙에 들어간다. 2주간 쿠웨이트에서 훈련한 뒤 다시 2주간 일본과 중국에서 발을 맞추는 일정이다. 중국 전지훈련 기간에는 북한(2월 17일), 중국(2월 22일)과 연속으로 평가전을 한다.

 한국과의 경기에 초점이 맞춰진 일정과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 전지훈련은 한국의 겨울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한국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북한과 중국을 연습 상대로 택했다.

 한국에 승리하기 위해 쿠웨이트는 지난해 말부터 차분하게 준비해 왔다. 지난해 12월 ‘팬아랍게임’에 나가 오만·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과 경기하며 실전 감각을 이어왔다.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과, 그 과정에서의 잡음 등 대표팀 내외부적으로 시끄러웠던 한국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최강희 감독을 새로이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8일 첫 훈련을 시작한다. 한 달 넘게 준비하는 쿠웨이트와 달리 훈련 기간은 열흘 정도다. 실전 테스트 기회도 적다. 쿠웨이트와의 경기 나흘 전에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이 유일하다. 패할 경우 최종 예선 진출이 어려운 만큼 최 감독도 쿠웨이트전 ‘올인’을 선언했다. 박주영(27·아스널)·이동국(33·전북) 등 최강 전력을 꾸려 홈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최 감독은 “상대 분석도 중요하지만 큰 비중은 두지 않겠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우리 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쿠웨이트는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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