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길라잡이] 흑룡의 해, 중국펀드 ‘승천’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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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중국펀드는 32조원 수준인 해외 주식형 펀드의 절반을 차지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펀드 중 하나다. 2006년 이후 금융위기 직전까지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펀드 열풍을 몰고 왔다. 그러나 이후 경기 과열을 우려한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는 다를 것 같다. 최근 중국의 여러 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펀드가 올해 가장 유망한 해외 투자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 1분기 중국펀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긴축정책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물가가 잡히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물가가 높아지면 민심의 통제가 어려워지므로 항상 물가에 예민하다. 금융위기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물가지수가 급등하자 중국 정부는 여러 정책을 통해 성장속도를 조절해 왔다. 지난해까지 고공행진하던 물가가 최근 6개월 연속 하락하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정부 목표치인 4%에 근접한 4.1%로 발표됐다. 길었던 긴축을 끝내고 경기 부양책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둘째, 경기 바닥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은 재고 감소가 소비 증가로 확인되는 데 보통 3분기 정도 소요된다. 지난해 3분기를 고점으로 재고 증가율이 낮아지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어, 올 상반기에는 시장에서 경기 회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올 10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총리를 포함한 지도부 교체가 예정되어 있다. 그 이전에 원활한 정권 이양과 민심 관리를 위해 성장률 부양에 초점이 맞추어진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유망한 중국 투자 중에서도 내수 소비 관련 부문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에서는 정책 방향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2차 5개년 개발계획을 통해 발표한 내수 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정부는 이의 달성을 위해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감세 정책, 기업 성과급 장려, 보조금 지급 등 강력하고 차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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