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아이들 방학이라도 늦잠 자면 안 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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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원장의 '소아 정신 건강'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원장

아이들 겨울 방학이다. 평소 아침 일찍 일어나던 아이들이 맘껏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학기 중에 많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일부러 아이들을 쉬게 하기 위해서, 키를 키운다는 명목아래 방학 중 늦잠을 재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겨울방학은 일조량이 짧고 춥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더 어려워 여름 방학보다 늦잠을 재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ADHD 아동 중 흔히 보게 된다. 이러다 보면 ADHD 치료제를 아침에 복용해야 하는데 늦잠을 자서 복용을 하지 못해 방학 생활이 엉망이 되기 쉽다. 이렇듯 ADHD 아동과 달리 일반 아이들이 방학 중 늦잠을 자게 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사람의 생활 주기는 일정한 리듬을 형성하게 되고 이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면 주기도 일정한 리듬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주기에서 수면은 대개 일정한 시간 동안에서 이루어지며 초등학교 아이들은 대개 하루에 8시간 정도 수면이면 충분한 수면을 통해 휴식을 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침 잠을 많이 자면 키가 클까요?

▲ 사람의 생활 주기는 일정한 리듬을 형성하게 되고 수면 주기도 일정한 리듬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늦잠을 자서 오전 9시가 지나 일어나게 된다면 대개 12시가 지나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일찍 자더라도 이미 충분한 잠을 잤기 때문에 누워 잠을 자더라도 깊은 잠을 자지 않는다. 이에 따라 꿈을 많이 꾸거나 얇은 잠을 자게 된다. 보통 깊은 숙면을 하게 될 때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에 따라 아이들은 키가 크게 된다. 따라서 아침 잠이 많아졌다고 하여 아이들 키가 보다 더 많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기 싫어 잠자리에서 벗어나기 싫은 것이다. 아니면 방학이 되어 늦잠을 자던 습관이 수면 패턴을 바꾸면서 12시 넘어 자게 되면서 아침 늦게까지 자게 된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PC게임을 하게 되며 이러다 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보다 더 늦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새벽에 잠자리에 들게 되면서 수면 주기는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 개학 후에 그전처럼 아침에 일어나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어지게 된다. 학교 등교를 위해 부모들은 아이를 억지로 깨우게 되고 아이와 부모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하게 된다.

방학 중 일찍 일어나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방학이라도 아이들은 늦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방학이라도 학교 다니는 상황과 같이 깨워 생활하도록 해야 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에 일어나 등교 대신할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기 중에는 아침에 일어나 등교함으로써 아침 생활의 대부분 일들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학기 중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침 일과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방학이 되면 일과가 되었던 일들이 갑자기 없어지면서 갑자기 해야 할 것들이 없어지게 된다.

더구나 부모가 회사 출근하고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아침부터 TV나 PC 게임을 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활하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전혀 자신의 일을 찾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차라리 아침 일찍 강의하는 학원을 등록해 다니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 아침 생활 준비를 하도록 한 후 자신의 일을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독서를 할 때 하루에 몇 페이지씩 하도록 정하고, 아침에 일어나 학원 숙제를 하도록 정하고, 이것을 계속 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이런 습관을 지속적으로 들이도록 해 아침에 일어나 자신에게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일을 하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TV 시청과 PC게임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태훈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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