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다크호스 김선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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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선형

올 시즌 프로농구 ‘수퍼 신인’을 이야기할 때 SK의 김선형(24·1m87㎝)도 빼놓을 수 없다.

 오세근과 최진수가 주로 골밑에서 플레이하는 빅맨인 반면, 김선형은 가드다. 상대가 알고도 못 막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 신인답지 않은 대담한 배짱, 그리고 1m90㎝가 안 되는 키에도 불구하고 생고무 같은 탄력으로 찍어 넣는 덩크슛이 관중을 열광하게 만든다.

 김선형은 보는 이들을 흥분시키는 ‘쇼타임’을 만드는 데 능하다. 그는 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10월 22일 전자랜드전에서 덩크슛 2개를 터뜨려 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자신의 프로 데뷔 1, 2호 덩크(16일 현재 덩크슛 9개)였다. 게다가 김선형은 두 번째 덩크 때 투핸드 덩크를 성공시킨 뒤 한동안 림에 매달려 화끈한 세리머니를 했다. 그리고 당당하게 “첫 덩크가 좀 심심했던 것 같아서 두 번째 덩크는 멋을 좀 부려봤다”고 했다.

 김선형은 14일 KCC전에서 4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는 승부처에서 속공에 이은 덩크슛을 성공시킨 뒤 한참 동안 유니폼을 들어 자신의 번호를 가리켰다. 관중석이 함성으로 들썩들썩하면서 분위기가 SK 쪽으로 넘어갔다. 문경은 SK 감독대행은 “선형이는 흥이 나야 더 잘하는 스타일이다. 접전 상황이니까 세리머니 그만하고 백코트하라고 소리쳐야 했는데, 그냥 참았다”고 했다.

 김선형은 올 시즌 최장거리슛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삼성전에서 3쿼터 종료 1.8초 전 23m짜리 장거리 버저비터를 터뜨렸다. 신나는 플레이로 관중의 눈을 확 잡아끄는 건 ‘새내기 빅3’ 중 김선형이 최고라는 평가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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