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조건 따지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당신의 한마디가 어머니를 녹게 하는군요. 제가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해인가 봐요. 어머니께 더 잘해 드리세요. " (수경). "무슨 그런 말을…. 그래 더 잘하자. " (장수)

지난주 KBS1 일일극 〈좋은 걸 어떡해〉(월~금 밤 8시30분)에서 어머니의 강한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한 장수(정보석.사진)와 수경(정선경)이 나눈 대화다. 총각과 이혼녀가 만나 결혼생활이 순탄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상황은 힘겹기만 하다.

〈좋은 걸 어떡해〉 (최윤정 극본.김용규 연출)가 인기다. 최근 사회현상으로 떠오른 이혼녀의 재혼 얘기를 담담하게 그려내며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예정인 종영시점을 12월로 연장할 방침이라는 말도 들린다.

장수역의 정보석(39)이 주목된다.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 자체를 불쾌하게 바라보는 어머니 사이에서 현명하게 처신한다. 어머니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되 아내에 대한 사랑표현도 적극적이라 여성팬들의 반응이 좋다.

"제 성격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입니다. 사랑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죠. 자신이 선택한 배우자라면 일단 강하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부모님 설득은 나중의 일이죠. 제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저 또한 드라마처럼 행동했을 겁니다. "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에서도 그는 부모님이 반대했던 결혼을 강행한 적이 있다. 당시엔 검사, 이번에 의사역이다.

" 〈보고 또 보고〉의 기정이 버티기형이었다면 〈좋은 걸 어떡해〉의 장수는 강공형입니다. 문제는 자기의 사랑을 이루려는 의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대본보다 더 강도 높게 표현하는 편입니다. 평소 제 생각과 많이 닮아 연기하기도 편하고요. " 그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다.

드라마처럼 극심한 반대는 아니었으나 약간의 반발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결혼날짜 결정과 청첩장 제작을 혼자 했을 만큼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한다. 지금도 종종 녹화 중간에 집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는 가정파다.

1989년 영화 〈그 후로도 오랫동안〉으로 데뷔해 한동안 충무로 캐스팅 '0순위' 였던 정보석. "40대 가까운 나이에 미혼역도 맡아 좋겠다" 고 했더니 "마음만은 영원한 총각" 이라며 크게 웃는다. 최근엔 스스로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boseog.wo.to)를 만들어 팬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