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TV 토요영화]〈내 마음의 풍금〉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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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KBS2 밤 10시40분)

먹고살기엔 팍팍했지만 마음만은 푸근했던 196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갓 부임한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산골 소녀의 풋사과 같은 사랑을 그렸다.

적자생존의 경쟁사회를 숨가쁘게 질주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잠시나마 휴식처가 되는 작품이다.

열일곱 살의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전도연)이 세살 많은 선생님 수하(이병헌)를 가슴 졸이며 사랑하는 얘기를 서정적인 영상에 담았다.

원작은 소설가 하근찬씨의 〈여제자〉 . 영화는 50대로 접어든 홍연이 옛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내용은 흔한 삼각 관계에 의존한다. 홍연은 수하를 좋아하고, 수하는 동료 여교사 은희(이미연)에게 호감을 보인다. 소녀는 자신의 사랑을 앗아간 은희를 연적으로 여기며 미워하고, 일기장에 수줍은 사랑고백과 은희에 대한 질투를 깨알같이 적는다.

계란장수.엿장수.검정고무신.고무줄 놀이.양은 도시락 등 정겨운 풍경들이 세월의 흔적을 실감케 한다.

전도연은 이 영화로 올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영재 감독의 데뷔작. 1999년.

즐거운 나의 인생 (EBS 밤 10시35분)

성공한 사업가의 갈등을 그린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평범한 가장이 어느 순간 아내와 애인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가정.가족.재산 등 프랑스 중산계급의 자잘한 일상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지극히 평범한 소재를 간단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풀어낸 클로드 소테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주연 로미 슈나이더.미셸 피콜리. 원제 Les Choses de la Vie. 1970년.

환영특공(MBC 밤 11시10분)

액션스타 청룽(成龍)이 제작한 액션 스릴러. 홍콩 촬영 감독 출신인 마추청(馬楚成)의 데뷔작이다.

인간의 잠재의식을 이용해 사람을 최상의 병기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과학자들과 악명 높은 테러분자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제작자 청룽은 쿵후 동작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하고 수상 제트스키.패러글라이딩 등 화려한 볼거리를 삽입했다. 사랑.죽음.우정.복수 등 고전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정이젠(鄭伊健).천샤오춘(陳小春) 주연. 원제 幻影特功.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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