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아유, 여기까지 와서 너무 하시네요 정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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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춘천 신동면 증3리 한우 농가를 찾아 사료를 주고 있다.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오전 춘천에 있는 소사육 농장을 둘러봤다. 한우값 폭락으로 피해를 본 농가의 애로점을 직접 듣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기자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의 일을 묻기 위해 박 위원장 주위로 몰려들었다.

 ▶기자=2007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돈봉투가 돌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박 위원장=아유, 여기까지 와서 너무 하시네요 정말.

 ▶기자= 2007년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박 위원장=별로 얘기할 그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은 가장 치열했던 경선으로 평가된다. 당시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도 조직 동원 선거였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박 위원장 캠프를 총괄했던 김무성 의원은 “당시 박 후보는 1원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별로 얘기할 그게 없다’는 박 위원장의 발언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문제될 게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위원장은 정강·정책에서 ‘보수’란 표현을 삭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정강정책에 관한 한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한나라당의 보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이 “한나라당이 정강·정책에서 보수를 삭제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며 확인을 요청하자 단호한 어조로 “오보입니다. 전혀 논의된 바 없습니다”고 했다. 비대위 정강·정책 분과위원들은 대체로 ‘보수 삭제’가 우세한 분위기였다. 그래서 비대위가 결국 ‘보수 삭제’ 쪽으로 초안을 만들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제동을 건 셈이다.

신용호 기자, 춘천=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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