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개구쟁이 데니스, 수원의 마지막 희망

중앙일보

입력

개구쟁이 데니스(22)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구할 마지막 희망으로 떠올랐다.

30일 원정경기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삼성디지털배 K-리그.

데니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력, 전광석화같은 슛으로 해트트릭(3골)을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가물가물 사라져가고 있는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23이 돼 대전을 골득실에서 따돌리고 5위로 올라섰다.

4위 부천 SK(승점 26)와는 3점차로 여차하면 4강에 진입할 태세를 갖췄다.

러시아 올림픽대표 출신인 데니스는 95년 말 한국땅을 밟은 수원의 창단 멤버.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과감한 돌파와 현란한 드리블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지난 4년동안 화려한 수원 삼성 공격진의 한 축이었다.

96년 FA컵대회에서 최다득점상을, 97년 정규리그에서 최다어시스트상을 받았고 98년아시안컵위너스컵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수상경력이 그의 활약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데니스는 괴팍한 성격 때문에 팀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곤 했다.

99년 9월 정규리그 부산 대우와의 경기에서 넘어져 있는 김주성의 얼굴을 밟아 한국프로축구 사상 최고 중징계인 6개월 출장정지를 당해 그해 팀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때 벤치를 지켜야 했던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데니스는 지난 6월 결혼, 가정을 꾸린 뒤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달리던 야생마같은 플레이스타일은 그대로지만 상대선수, 심판과의 잦은 말다툼은 사라져 가고 있다.

이로 인해 감독을 조마조마하게 했던 불안한 플레이에서 벗어나 샤샤, 황선홍등의 기용 혼선으로 생긴 공백을 잘 메우며 팀을 4강에 올려놓을 구세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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