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멋진 문화자본을 … 한국은 왜 묻어놓고 있나 … 기 소르망의 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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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세계적인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Guy Sorman) 은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수출 대기업 중심의 발전 방식에서 일자리 중심의 다양한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내수)서비스 산업과 소규모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브랜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말 본지 ‘내·일’ 취재팀과 가진 인터뷰에서다.

 -한국이 일자리를 늘리려면

 “그동안 한국 경제는 소수의 대기업에 의존해 왔다. 대기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인력과 자본이 모두 여기에 집중돼선 곤란하다. 혁신적인 소규모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 대규모 사업에선 고용 창출에 한계가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서비스업을 더 키워야 한다. 서비스업이 성장하기 위한 적절한 공간이 필요하다.

 -서비스 분야의 공간이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관광산업을 보자. 한국은 독특한 관광자원을 많이 갖고 있다. 중국보다 안전하고 일본보다 물가가 저렴하다. 문제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서비스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한국이라는 국가를 브랜드로 홍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를 브랜드화하면 서비스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1970년대식 경제적 모델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 더 많은 상상력, 더 큰 세계화다. 한국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유망산업을 발굴하고 이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 학생들이 세계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야 한다. 한국의 대학들은 아직 외국의 석학과 인재를 끌어오는 데 소극적이다.

특별취재팀=김종수·김영훈·채승기·김경희·이가혁 기자, JTBC 편성교양국다큐멘터리 ‘내·일’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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