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상대해드리겠다" 진중권, 2박3일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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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오간 진중권씨와 나꼼수 지지자 글.

진보적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열혈 지지자들이 6~8일 트위터에서 ‘일전(一戰)’을 치렀다. 논쟁은 한 트위터 사용자가 진씨에게 “BBK에 대해선 누구 말이 맞나. (나꼼수에서 주장한) 정봉주 말이 맞나 아니면 이명박이 맞나”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진씨가 “MB가 주가조작에까지 관여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적자 나꼼수 지지자들은 “입진보(입으로만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가 뭔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진중권의 트윗을 보면 된다”며 대거 공격에 나섰다. 이에 진씨는 “정식으로 논쟁을 할까 한다. 제대로 상대해드리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다음은 논쟁 일부.

 ▶트위터리안A=“나꼼수가 없었으면 지금 한나라당이나 MB나 이렇게 쫄 수 있었겠나.”

 ▶진씨=“나꼼수는 그냥 시사 개그 프로그램으로 즐겨라. 그걸 통해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 참여도가 높아진다면 그걸로 이미 나꼼수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거다.”

 ▶트위터리안B=“(주가조작에 이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심증을 가지게끔 하는 증거’들은 있지 않나.”

 ▶진씨=“심증만으로 처벌하나. 누가 님이 도둑질했다는 심증만 갖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면 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

 

특히 진씨는 “시나리오는 그냥 하나의 시나리오로 듣고 즐기고 끝나면 될 일. 그걸 실체적 진리로 만들어 신념화하고, 그걸로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어이 ‘가카(각하·이 대통령 지칭) 지킴이’로 만들어 놓는 사람들. 제 정신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우리가 전지적 시점을 갖지 않은 이상, 모든 사건에는 설명되지 않는 구멍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구멍을 상상력으로 메워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노는 것이 문자문화와 구별되는 디지털시대 고유한 특성”이라며 “다만 그게 하나의 ‘놀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죠. 그걸 절대적으로 믿을 경우, 애먼(애꿎은)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가상의 광신도가 된다”고도 했다.

 진씨는 올해 총선·대선과 관련, “(총선은) 아마 한나라당이 질 거다. 하지만 총선 이후엔 경계심리가 발동할 수 있다. 거기에 한나라당이 혁신에 성공하고, 민주당의 구태와 나꼼수의 오버가 계속되면 안심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또 “누군가 선동을 한다면 일단 그 사람을 의심하라. 열정을 위해 논리를 버리지 말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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