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바깥 공 선호·속전속결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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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고 시절까지 박찬호는 5번 타자였다.

전국을 휩쓸던 공주 중동초등학교 때 3루수로 야구를 시작한 박은 투수로 전향하기 전에는 대형 타자를 꿈꿨다.

"야구는 타격이 재미있다. 밤새워 섀도 피칭을 한 기억은 없어도 새벽까지 스윙을 한 기억은 있다" 는 게 박찬호의 회상이다.

박찬호는 "홈 플레이트 위의 공간에 목표지점을 머리 속으로 그려 놓고 그곳을 노리고 있다가 '이거다' 싶으면 놓치지 않고 휘두른다" 고 자신만의 타격 비결을 설명한다.

타격 특징은 ▶바깥쪽 공을 선호하고▶속전속결로 끝장을 보며▶2루수 머리 위를 겨냥해 밀어친다는 것이다.

박은 투수라는 특성 때문에 타석에서도 홈 플레이트까지 바짝 붙지 않는다. 혹시라도 맞을까봐서다(특히 팔부분). 그러다보니 상대투수는 바깥쪽으로 승부를 자주 건다.

박찬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바깥쪽 공을 노린다. 또 몸에 바짝 붙는 공보다는 훤히 눈에 들어오는 바깥쪽 공이 휘두르기 편하다고 한다.

박은 체력 안배상 초구나 2구 등 짧은 카운트 안에 승부를 건다. 한번은 풀카운트까지 끌고가 파울을 여러차례 걷어내며 힘을 소진한 뒤 마운드에 올라 손이 저려 고생한 적도 있다.

박은 올 시즌 13안타 가운데 좌익수앞 안타는 딱 한개뿐이다.

지난 6월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대럴 카일의 커브를 잡아당겼다. 나머지는 모두 밀어쳤다. 2루타 4개와 이날의 홈런이 모두 우중간 또는 우익선상으로 날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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