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사이언스 비즈 프라자’ 구축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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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4개의 특성화 분야를 선정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한다. [중앙포토]

산업·소비 도시에서 과학도시로

천안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천안기능지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난해 5월 청원(오송·오창), 연기(세종시)와 함께 과학벨트 기능지구로 최종 선정된 천안시는 그 동안 발 빠른 움직임으로 과학벨트를 집적화시킬 ‘사이언스 비즈 프라자(Science Biz-Plaza·이하 SB프라자)’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11월 ‘과학벨트 천안기능지구 발전 전략 중간용역 보고회’를 가졌던 천안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영상미디어 분야 ▶차세대 신 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2차 전지와 축전지 분야 ▶유리 및 자동차 부품의 핵심인 나노 응용부품 소재 산업 분야 ▶의약품 및 의료용품이 주축이 되는 차세대 메디·바이오 산업 분야 등 4개 분야를 특화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영상미디어 분야, 2차 전지와 축전지 분야는 천안기능지구만의 독점 특화산업으로 추진하고 나노 응용부품 소재 분야는 거점지구와 연계한 특화산업으로, 메디·바이오 분야는 기능지구인 오송·오창 지구와 연계해 특화 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 700억원 규모의 SB프라자를 건립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기술이전과 창업지원 등을 추진하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시는 SB프라자를 중심으로 융·복합 기술연구원과 과학·응용기술 Society 운영, 그리고 Art & Tech 포럼을 운영하는 공동 R&D 사업과 Art & Tech 비즈니스 센터 운영, 공공연구기관 첨단기술지주회사 운영, Science & Information Theme Park를 운영하는 원천기술사업화 사업, 국제융합기술대학원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연구지식을 확산하는 플래너(Planner)를 양성하는 인력양성 사업을 추진해 천안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과학벨트 초기단계부터 연구용역을 맡아 진행해 온 순천향대학교 행정학과 김학민(전 충남테크노파크 원장·정치경제학 박사) 교수는 “천안의 과학벨트 기능지구 선정은 테크노 파크를 넘어 테크노 폴리스로 향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과학벨트 기능지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사이언스 비즈 프라자는 이미 정체기에 들어선 천안이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꿈 꿀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B프라자 최적지는 어디?

4가지 특화산업 분야를 집대성하게 될 SB프라자의 대상 후보지도 압축되고 있다. 기초과학원의 연구단 50개 중 천안의 특화산업 분야와 부합하는 우수한 연구집단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후보지에 SB프라자가 입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구 개발인력과 기관, 대학 등 혁신 인프라와 문화, 교육, 의료, 교통 등 정주환경이 구축돼 있고 추가 확장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후보 지역 3~4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부지를 보면 천안시가 그 동안 추진해 오다 최근 무산된 천안국제비지니스파크 부지와 충남테크노파크 내 부지, 천안시 불당동 내 체육공원 부지, 직산 남산지구 부지 등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각 대상 후보지마다 장단점이 엇갈리고 있어 과학벨트 천안기능지구의 건설 형태에 따라 최적지 선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천안기능지구 지원 협의회 추진단 최관호 과장은 “현재 몇 곳의 대상 후보지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천안기능지구가 산업단지형으로 개발될 경우와 융복합 연구단지로 개발될 경우에 따라 최적지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산업단지형으로 개발되면 추가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융·복합 연구단지형으로 개발되면 접근성이나 정주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기능지구 성공 정착은 인식 개선이 우선

과학벨트 천안기능지구는 2013년 예산확보 및 부지 선정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천안기능지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내 각 기관과 대학, 기업, 정치인 등의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SB프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천안·아산지역 대학과 기존 산업과의 연계체계를 구축해야 할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하며 우수한 기초과학 연구단을 천안기능지구로 유치하기 위한 지역의 전문가 그룹과 정치인들의 도움도 절실하다. 특히 예산 확보를 위한 자치단체의 끊임없는 노력과 민자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김학민 교수는 “과학벨트 천안기능지구의 안정적 정착은 천안이 단순한 산업도시나 소비도시에서 세계적인 과학·기술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대학과 기업, 기관, 연구소 나아가 천안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과거 대전의 대덕 연구단지가 어려움을 겪었 듯 똑같은 시련을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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