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쟁사 LTE폰도 3G 요금제 사용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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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KT가 해외나 다른 통신사를 통해 구입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으로도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1일 KT 관계자는 “3G 요금제 가입자들이 기존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을 4G 스마트폰에 꽂아 사용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G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3G보다 최대 5배 빠르지만 요금이 비싸다. 최신 단말기는 4G용으로만 나온다. 그래서 일부 사용자들은 “신형 LTE폰으로 값싼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쓸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통신 3사 가운데 LTE망 구축이 가장 늦었던 KT는 이달 20일까지 한시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등의 LTE폰을 3G 요금제로 판매한다. 21일부터는 LTE폰을 LTE 요금제로만 개통해 줄 방침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3G 요금제 사용자들이 자신의 유심을 LTE폰에 넣어 사용하는 것을 막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샀거나 타사에서 구입한 뒤 해지한 LTE 단말기를 KT에서는 3G 요금제로 쓸 수 있다. 두 대 이상의 단말기를 쓰는 사람이라면 3G폰과 LTE폰을 번갈아 쓰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LTE폰이라도 3G 유심을 꽂으면 데이터 전송 속도는 3G 수준으로 떨어진다. LTE망(網)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KT 측은 “단말기 활용성을 높이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에 따라 LTE 스마트폰에 대한 3G 유심 이동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LTE폰은 단말기 자체로는 LTE와 3G 통신을 모두 지원한다. 원칙적으로 LTE 유심과 3G 유심 중 어떤 것을 꽂아도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유심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KT의 판단이다. 3G 단말기의 경우 이미 유심 카드를 타사에서 구입한 단말기에 끼워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지난해 7월부터 LTE를 시작한 SK텔레콤은 LTE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에게만 LTE 스마트폰을 개통해 주고 있다. 가입자들이 4G폰을 3G 유심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측은 “LTE 망과 단말기·요금제가 일치해야만 완벽한 4G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4G용 기기들을 3G로 서비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세대(2G)에서 3G를 거치지 않고 바로 LTE 서비스로 넘어왔기 때문에 타사 유심을 사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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