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78 방향 착오, 흑 추격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본선 16강전> ○·궈원차오 5단 ●·박영훈 9단

제7보(78~95)=희소식은 아주 조용히 찾아왔다. 박영훈 9단이 언제쯤 백을 따라잡고 역전시킬까 목 빠지게 기다리던 기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구경꾼들은 역전이 된 지도 몰랐다. 시발은 궈원차오 5단이 장고 끝에 결단을 내린 백 78이었다.

 흑▲로 미끄러져 들어갔을 때 백엔 두 길이 있었다. 하나는 실전처럼 귀살이를 허용하고 외곽을 두텁게 하는 것이고(장차 A로 막아 두 점을 잡는 소득이 남는다), 다른 하나는 ‘참고도’처럼 귀를 사수하고 변에서 살려주는 것이다. 일장일단이 있어 누가 좋은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박영훈 9단은 실전의 78을 방향 착오로 지목했고, 83까지 귀를 차지해서는 흑이 형세를 뒤집게 됐다고 말했다. 선수를 잡은 백이 84, 88로 상변을 차지한 것은 예상된 수순인데 그 다음 흑이 절호점인 89를 차지할 수 있어 실전은 백이 나쁘다는 것이다. 89가 오면서 흑B로 잇는 노림수도 발생했다. 백이 A로 막느냐, 흑이 B로 잇느냐. 이 쪽의 큰 끝내기가 신경을 자극하는 가운데 궈원차오는 일단 90부터 상변을 결정짓는다. 상변을 지키며 귀의 맛을 노리는 수순인데 이 대목에서 바둑은 요란하게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