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 가로수 … 포항까지 아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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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경북 포항시는 10년 전부터 시내 가로수로 아열대식물인 종려나무를 심고 있다. 형산강 제방도로와 동빈부두, 죽도어시장 주변에서 자라고 있다. 한반도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북위 36도인 포항까지 아열대 지역화됐기 때문이다.

 30일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기후표(1981~2010년)’에 따르면 포항과 경남 남해군이 새로 아열대기후 지역에 포함됐다. 통상 월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기후로 분류된다. 남한의 대부분은 4~10월 7개월 동안 월평균기온이 10도를 넘기 때문에 11월의 월평균기온이 아열대 여부를 좌우한다.

포항은 종전 평년값으로는 11월 평균기온이 9.9도였으나 이번에는 10.3도로 상승했다. 남해는 9.9도에서 10.0도로 올랐다.

 이 기준에 따라 제주도 지역은 물론 목포·완도·여수·통영·거제·창원·부산도 아열대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같은 남해안이지만 해남·장흥·고흥·순천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국립기상연구소 조천호 기후연구과장은 “한반도 기온상승의 20~30%는 도시화 영향으로 보인다”며 “동해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포항은 1980년에 20만 명이던 인구가 최근엔 50만 명을 웃돌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또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한반도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3.2도, 2100년에는 6.0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21세기 중반엔 서울·청주·구미·대구·울진·강릉·속초까지 아열대기후로 바뀌게 된다. 또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대관령 등 일부를 빼고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화될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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