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담뱃불로 … 인천서도 여중생 집단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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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A중학교 인근 놀이터. 이 학교 2학년 B양(14)이 같은 학교와 인근 학교 남녀 동급생 15명으로부터 각목과 주먹으로 수없이 얻어맞았다. B양이 자신들 가운데 한 학생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해 8개월 동안 채팅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10여 분을 얻어맞고 온몸에 시퍼런 멍과 상처가 생긴 B양은 “그만하라. 집에 보내달라”며 통사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B양의 교복을 찢고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일부는 담뱃불로 다리와 손 등을 지져댔다. 가해 학생들은 “담배연기를 B양 얼굴에 불었을 뿐 담뱃불을 신체에 댄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B양을 폭행한 학생들은 평소에도 동급생에게 ‘돈을 거둬 오라’고 시켜 학생들 사이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B양은 현재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와 함께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쉬쉬하며 덮여 있었으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B양이 폭행당한 사실을 보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아직까지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10월에도 중3 여학생이 동급생 10여 명에게서 집단 폭행당해 학부모가 가해 학생들을 형사 고발했다가 취하한 일도 있었다.

 ◆고교 반장 불구속입건=충남 논산경찰서는 같은 반 학생 3명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온 논산 모 고교 1학년 학급 반장 A군을 불구속입건했다. A군은 지난 20일 B군을 쇠파이프로 때리는 등 올 3월부터 학생 3명을 괴롭혀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학생들은 “발로 급소를 차이거나 샤프로 손등을 찍히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학교 측은 뒤늦게 A군에 대해 등교 정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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